[특별기고]교육, 나무를 심고 가꾸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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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교육, 나무를 심고 가꾸는 마음으로

  • 승인 2007-04-05 00:00
  • 신문게재 2007-04-06 20면
  • 오제직 충남도교육감오제직 충남도교육감
본청 일부 직원들은 공주시 의당면으로 나무를 심으러 떠났다. 평소 근무하던 정장차림을 벗고 청바지에 운동화 신은 모습이 색다르게 멋져 보인다.

때마침 청명(淸明)날과 겹쳐서 그러한지 날씨도 맑다. 며칠 전의 황사가 물러가고 쾌청한 봄날씨다. 푸른 하늘과 푸른 자연, 그리고 우리 어린 학생들의 푸른 꿈, 모두가 소중하고 우리 가슴을 넉넉하고 훈훈하게 하는 어휘들이다.

조선시대에 풍년이 들기를 기원하는 제단이 있었다. 서울 동대문 밖에 있었는데 선농단(先農壇)이라 하였다. 성종 임금이 그곳에서 제사를 지내고 뽕나무를 직접 심어 가꾸었는데 바로 이날이 식목일의 유래가 되었다.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은 정부나 몇 사람만이 하는 일이 아니다. 국민 모두가 함께 하여야 할 일이다.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숲과 나무의 소중함을 알고 후손에게 물려줄 가치 있는 자원 조성을 위하여 모두가 동참하여야 한다.

나무를 심고 가꾸는 육림(育林)과 인재를 키우는 육영(育英)은 너무 공통점이 많다. 잘 키운 나무가 우람하고도 우뚝한 정자목(亭子木)이 되어 시원한 그늘을 줄 수도 있고, 늘 푸른 낙락장송(落落長松)으로 고향 산하를 지켜줄 수도 있으며, 견고한 재목(材木)이 되어 수백 년 동안 허물어지지 않는 집의 소중한 재료가 될 수도 있다. 보호되지 못하고 밟히고 꺾인 나무는 외틀어지고 비틀어져 보잘 것 없이 되고 만다.

그렇다. 교육은 어린 우리 아이들을 정자목처럼 낙락장송처럼 키우는 일이다. 제때에 물도 주고 거름도 주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주는데 그쳐서는 안 된다. 나무들이 수분과 거름기를 잘 빨아들이도록 해 주어야 한다. 교육도 가르치는데 그쳐서는 안 된다. 학생들이 자기 것으로 소화할 수 있도록 꾸준히 교수학습방법을 개선해야 한다.

바람에 넘어지지 않도록 지주목을 세워주기도 하여야 한다. 교육도 안심하고 공부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최적의 시설환경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을 지원하고자 하는 교육공동체 모두의 한마음이 절실하다.

적절한 시기에 가지치기도 해 주어야 한다. 시기를 놓치면 잡목이 될 수 있다. 칭찬과 격려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이끄는 일이 중요하다. 그러나 잘못하는 일이 있을 때에는 사랑의 매로 가르쳐야 한다. 방자, 방종, 비도덕, 불효는 고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관리되지 않은 나무는 잡목이 되고 만다.

주의해야 할 것은 교목(喬木)은 교목처럼, 관목(灌木)은 관목처럼 키우는 일이다. 학생들의 타고난 소질과 적성을 계발하여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모두를 박태환 같은 수영선수로 키울 수는 없는 일이다. 의사의 소질이 없는 사람을 의사로 키우려는 것은 억지다. 교목은 교목대로, 관목은 관목대로 아름다움을 지닐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교육을 분재(盆栽) 가꾸기처럼 해서는 어떨까? 자라지 못하게 잘라내고, 철사줄로 묶어 뜻하는 방향대로 맞추고자 하는 것을 교육에서는 금해야 한다. 아이들이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를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마음대로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자. 다만 옆으로 벗어나는 것은 막아주자.

오늘 의당면으로 나무를 심으러 간 직원들은 큰 나무를 심을 것이고, 본청에서 식수를 하는 직원들은 영산홍 같은 관목을 심을 것이다. 오늘 심어지는 나무들이 제각각의 아름다움을 지니게 되어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에 기쁨을 주었으면 한다. 우리 아이들도 타고난 소질을 잘 키워 소중한 인재로 거듭나도록 교육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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