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색 바탕에 흰 글씨로 떠억하니 화장실 비치용만화라고 자신(?)있게 책표지에 써 놓은 4컷 만화책이 발간됐다.
충남대에서 철학을 전공하면서 지방신문에 시사만화를 게재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만화가 강병호씨가 `하수와 고수`(솔바람, 239쪽,1만원)를 내 놓았다. 4장의 그림에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담아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4컷 만화책 `하수와 고수`는 산중생활을 즐기던 표주박도사(고수) 앞에 나타난 더벅머리 꺽정이(하수)의 좌충우돌 수련기가 주된 내용이다. 화장실에서 쉽게 읽을 수 있지만 내용을 곱씹으면 씹을수록 4장의 그림 속에 담겨있는 메시지는 강렬하고 재미도 있어 책을 손에서 놓기란 쉽지만은 않은 것이 `하수와 고수`이다.
1990년대 초 대학을 졸업하고 무작정 상경한 그는 대학시절 심취했던 도가 사상을 만화 속에 담아내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당시 월간만화책 `보물섬`에 `하수와 고수`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짧은 이야기지만 독자들에게 긴 여운을 줘 나름대로 인기를 끌고 무려 6년간 연재했다. 이번 출간된 `하수와 고수`는 그간의 내용과 잠언들을 중간 중간에 삽입했다." 책을 보는 분들이 돈과 시간이 아깝지 않은 만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서산에서 태어난 충남대를 졸업한 그를 시인 고 하종호는 `쿰쿰한 우리시대의 순정, 만화쟁이`라고 말했다. 느려터진 `스산 촌놈` 강병호는 `운평만화공모전``동아·LG만화공모전` `서울만화전`에서 작품상을 수상했으며, 작품집으로 `자장면과 바나나` `만화로 배우는 부처님의 지혜`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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