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는 이슈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저 오늘 하루를 힘겹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국가의 미래를 결정짓는 중차대한 사건임에도 그 논의로부터도 배제된 이들이 바로 가난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그런 걸까? 모든 미디어들이 FTA협상 과정을 연일 보도할 때 모 신문 한 구석에는 외국인 노동자가 병원에 갔다가 입원보증금이 없어 그 병원에서 쫓겨나 이 병원 저 병원으로 쫓겨 다녀야 하는 내용이 보도됐다. 다행히 그 외국인 노동자는 이주노동자센터의 도움으로 무사히 수술을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쪽방에서 지내는 사람들이나 거리에서 노숙하는 사람들, 혼자 사는 노인 등등 이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은 FTA가 체결되든 안 되든 여전히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오늘을 어떻게 견디며 살아가느냐 이지 내일 다가올 고통을 염려한다는 것은 사치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정치인이나 정부는 이번에도 모두가 잘 살 수 있는 길이 바로 FTA체결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런 정부가 지난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의 의료수급자에게도 병의원을 이용할 경우 본인부담금을 받고 입원환자에게 생계급여를 제한한 것도 국민을 위한 것이었나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혹자는 이번 FTA협상도 모 대기업이 주도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말로는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하면서 정작 결과는 가진 사람이나 있는 사람들을 위한 정책이나 법을 만드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말로만 서민들을 위한 정부가 아니라 서민의 자리에서 사회를 보고 정책을 만든다면 어떨까?
아무리 성장을 하더라도 그 열매는 서민들에게 돌아오지 않는다.
파이를 키워야 나눌 것이 많다는 말로 여전히 국민을 속이는 일은 그만했으면 한다. 솔직하게 더 많은 이익을 취하려는 사람들의 로비에 못 이겨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정책을 포기해야 했다고 말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그것이 아니라면 누구를 위한 것인지 꼼꼼히 따져보고 모든 것을 빼앗겨도 왜 빼앗아 가느냐고 소리 한번 제대로 내지 못하는 서민들의 자리에서 그들을 위한 정책을 만들고 실현해 가는 서민을 위한 정책, 서민을 위한 정치를 했으면 한다.
동냥은 주지 못할망정 쪽박은 깨지 않는 말아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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