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광장]경제강국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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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광장]경제강국의 길

  • 승인 2007-04-02 00:00
  • 신문게재 2007-04-03 20면
  • 강명식 푸른외과 원장강명식 푸른외과 원장
벼를 수확하고 겨울을 난 뒤 이듬해 봄이 되어, 이른 여름에 수확하는 곡식인 보리가 영글어 타작을 하기 전까지 곡식이 풍족지 못한 때를 춘궁기, 보릿고개라 불렀다. 이 시기엔 하루 세끼를 모두 먹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1960년대만 해도 그랬고 지역별로는 1970년대까지도 식량을 자급자족 하지 못해 이시기에 굶는 이가 허다했다. 당시 우리의 미덕은 ‘나눔과 절약’ 이었다. 이런 궁핍한 시기에 대부분의 국민들은 절약이 몸에 배어있었고 이 절약이야말로 사회 통념상 최대의 미덕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린 피땀흘려 경제를 일으키고 근검절약하여 자급자족을 넘어 풍요로운 시대에 이르게 되었다. 그 사이 사회적으로 소비가 미덕인양 앞날을 걱정하지 않고 마구 낭비하고 절제 없이 써버리다 나라가 말 그대로 거덜이 났다. 결국 치욕적인 IMF시기를 맞게 되었고 이때 우린 다시 절약과 절제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금모으기 운동을 범국민적으로 벌이게 되었고, 국민정서와 의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물론 이 국민적 정신 운동이 약간은 정치적인 면도 없지는 않았지만, 아주 많은 교훈을 우리에게 주었다.

그러나 우린 이 중요한 학습의 시간을 완전히 넘기기도 전에 미숙한 경제적 판단으로 카드대란을 맞게 된다. 이는 단순히 그 당시의 위정자들과 일부 대기업들의 장삿속과 판단착오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우리에게 이런 재앙과 같은 사건이 벌어져 수많은 신용불량자들의 양산과 함께 나라의 근간이 흔들릴 정도였는데, 이는 그 내면의 원인에 우리의 의식변화가 일조를 하였고, 이를 충분히 감지하지 못한 것이 더 위험했다. 우리들은 더 이상 근검절약이 미덕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제 우린 세계 12위의 경제 강국이 되었다. 특히 미국과 FTA협상이 막바지에 이를 정도로 우리의 경제는 세계적으로 막강해졌다. 이젠 개인의 근검절약이 중요한 시기라고 하기보다는 나라의 근검절약이 중요한 시기에 이른 것이다. 이 절약과 절제로 얻은 부를 우린 이제 다른 나라들에게 돌려주는 역할을 할 시기에 온 것이다. 우린 많은 잠재력을 갖고 있는 우수한 국민이다.

현재 우리가 성장 동력을 잃고 탄력을 잃어 가고 있다고 비관하는 경제학자들도 있다. 그러나 필자는 좀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 우리의 내면에 있는 잠재된 의식과 능력은 세계 제일이다. 각종 스포츠에서 그랬고, 수많은 기능 올림픽에서 입증했다. FTA도 겁낼 것 없다. 줄 것 주고, 받을 것 확실히 받고 당당하게 맞서자. 이제 더 이상 우물 안 개구리로 있을 수 없다. 우리가 그러고 싶어도 그대로 놓아두지 않을 정도로 우린 강하다.

우리는 말 그대로 가진 것 없이 맨몸으로 일어섰다. 그러나 나 혼자의 힘으로 이렇게 경제 강국이 된 것이 아니다. 세계의 많은 나라들의 도움으로 일어섰다. 이제 우리가 나서서 도울 때가 온 것이다. 만약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왕따가 된다면 우린 영원히 선진국으로 진입하지 못할 것이다. 이제 우린 우리를 도와준 세계 열강들에게 갚을 때가 된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살길이다. 겁내지 말고 당당히 세계를 포옹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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