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주인공은 각자의 이야기를 짊어지고 자신의 레인을 질주한다. 강력반 강형사(박용우). 불의의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진 아내의 병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죄조직과 결탁해 검은 돈을 챙기는 부패 형사다. 강형사가 잡아넣은 마약거래상 조상태는 출소한 뒤 강형사의 뒤를 캐기 시작한다.
내성적 성격의 고시생 민우(남궁민). 짝사랑하는 수연(민지혜)을 쫓다가 우발적으로 겁탈하고 만다.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수연과 결혼까지 하지만 과거가 드러나면서 위기를 맞는다.
마치 두 편의 작은 영화를 보는 듯 주인공 두 사람의 삶에는 어떤 연관도 없어 보인다. 관객이 “뭔가 이상하다”고 느낄 때 쯤-거의 끝나갈 때다- 두 사람의 삶은 한순간 겹친다.
비밀의 실타래가 풀리는 그 순간을 위해 러닝타임 두 시간을 오롯이 투자한다. 관객의 궁금증은 목까지 차오르지만 단서 하나 제시해주지 않는다. 다만 한 가지, “마음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부위가 손이죠. 그러니까 손이 뭘 하는지도 모르죠”라는 수연의 대사가 핵심을 찌르는 키워드다.
마지막 ‘한방’을 위해 두 시간을 참은 관객은 희열을 맛볼까. 그 희열의 크기는 개개인마다 다를 것 같다. 곳곳에 뿌려놓은 단서들이 뚜렷한 연관성을 갖기에는 탄탄하지 못하고 반전까지 이르는 이야기의 진행이 너무 지루하기 때문이다. 박용우의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 영화를 봤다고 하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청소년 관람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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