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제고 노력 선행을
글싣는 순서
1 자금 역외 유출
2 현지법인화‘요원’
3 지역경제 상생방안은
4 전문가 의견
3 지역경제 상생방안은
#A유통업체=올 예상 전체매출 중 8%에 해당하는 123억원을 지역상품 구매. 매장리뉴얼과 건축물 보수 공사에 지역업체 활용 등 지역투자에 180억원 투입. 대전지역 푸른산 가꾸기 묘목심기 등 공익사업에 3000만원 지출 예정.
#B유통업체=전체 매출 계획대비 10.52%인 305억원을 지역상품 구매에 사용. 사회공헌 및 지역기관 협찬, 시민을 위한 이벤트 10억원. 대전시 나무심기 등 환경사랑 운동 등 1억9000만원 투입 예정.
대전시에 접수된 대전소재 대형유통업체 2곳의 올해 지역경제 참여계획안이다.
대전시는 지난 2월 대형유통업체 관계자와 간담회를 갖고 유통업체의 지역상품 구매율을 매출 대비 3%까지 확보하기 위해 유통업체별로 올해 계획안을 제출토록 했다.
대형유통업체 16곳 중 2곳(동방마트, 갤러리아동백점)을 제외한 14곳의 계획안을 취합한 결과, 유통업체들의 지역 상품판매 금액이 1335억원이고 지역 투자비용은 78억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자체의 기대치보다 훨씬 높은 금액이다.
문제는 이 같은 지자체의 방침이 강제할 법적 근거가 있는 게 아니라 단순히‘권고`수준에 있어 유통업체 본사의 강력한 의지가 없는 한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큰 데 있다.
더욱이 지자체가 유통업체별 자율 구매 목표안을 제시한 만큼 명확한 기준이 없던 탓에 일부 업체는 지자체‘눈치보기식`의 계획안을 제출, 대형유통업체를 지역으로 끌어들인다는 지자체의 행정이 미봉책에 불과할 수 있다는 지적마저 일고 있다.
사실상 법적으로 대형유통업체를 막을 방법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붕괴 위기에 처한 지역 중소상권을 간과할 수 없는 만큼 어느 때보다도 지자체의 강력한 의지와 적극성이 필요한 때다. 대형유통업체도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영업을 하는 한 지역사회에서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끊임없이 제기될 수밖에 없음을 인지해야 한다.
대전시는 다음달 대형유통업체 관계자들과 또다시 간담회를 예정하고 있다. 이번엔 실질적인 영업권한이 있는 본사 관계자들과 만나 지역경제와의 상생방안을 논의한다는 취지다. 지자체의 이런 노력이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지역경제와 유대관계를 맺고자 하는 업체들에 대한‘당근`과‘채찍`이 제대로 추진돼야 한다고 유통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또한 대형유통업체에 대한 책임을 묻는 동시에 재래시장과 중소유통업체 상인들의 마인드 변화도 있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자유경쟁 시대에 대기업의 자본과 정보 앞에서 지역 소상인들이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지만 무조건 지자체와 정부의 지원에 의지하려는 마음은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대형유통업체들이 급변하는 소비자의 패턴을 인지하고 변화하 듯, 재래시장도 시장만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경쟁력과 마인드 변화 등이 선행돼야 한다.
이광진 대전경실련 사무처장은 “자율경쟁시대에서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규제로 인한 문제 해결이 될 수 없는 만큼 대형유통점과 지역경제의 상생 방안 모색이 쉽지만은 않은 상황”이라며 “지자체는 대형유통업체에 대한 지도·감독을 강화하는 등 지역사회로 이끄는 동시에 재래시장 상인들도 스스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실질적인 대책을 제시해 줘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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