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환원액 0.2~1.3% 불과
글싣는 순서
1 자금 역외 유출
2 현지법인화‘요원’
3 지역경제 상생방안은
4 전문가 의견
2 현지법인화‘요원’
현재 대전지역의 대형유통업체는 백화점 5곳, 대형마트가 11곳으로 총 16개 업체가 영업하고 있다. 여기에 입점을 위해 공사를 진행 중이거나 입점이 예정된 가오지구의 홈플러스와 테크노밸리의 롯데마트까지 합치면 곧 18곳의 대형유통업체가 난립하게 된다. 유통업체 과잉논란이 거세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해 중소기업청 시장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연구보고서에는 전국 16개 대도시 중 대전이 대형마트 영업면적 7위를 차지했다. 특히 서구지역은 인구 51만명에 대형마트는 6개나 들어서 중소유통상권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대형유통업체의 상권 점령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지만 더 큰 문제는 이들 유통업체 대부분이 본사를 타지에 두고 영업한다는 데 있다. 돈은 이 지역에서 벌면서 본사는 딴 데 있으면 세수 확보도 미미해진다. 업체 입장에서도 지역애착심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유통업체들이 현지법인화되면 당장 지자체에 세수증대를 가져다 준다. 법인세는 물론 법인세의 10%에 해당하는 주민세가 들어온다. 기업법인 현지는 무형의 상징효과를 높여준다. 연고를 지역에 둠으로써 유통업체가 지역사회와 상생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고 지역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다. 이때문에 지역경제 전문가들은 현지법인화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지역 대형유통업체 가운데 대전에 법인을 두고 있는 곳은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과 백화점 세이 2곳 뿐이다. 대형마트 중에선 홈에버 둔산점이 대전에 현지법인을 뒀지만 이는 단순히 주소지 상의 본사에 그칠 뿐 사실상 영업 지휘권은 수도권 내 한 지점에서 담당하고 있다.
유통업체들의 현지법인화는 지역사회에 대한 기여도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해 지역에 법인을 둔 유통업체가 지역사회 환원에 사용한 금액은 순이익의 12~32%에 이른 반면 지점으로 운영되는 대형마트들은 0.2~1.3%에 그치는 등 지역사회 기여도가 매우 저조했다.
이에 따라 대전시는 유통업체의 현지법인화 추진 의지를 높이고 있으나 유통업체의 의지가 약해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지역소비자단체 한 관계자는“현지법인화는 소비자와 지역사회에서 적정 이윤을 실현하고 지역 밀착경영을 통해 상호번영의 길을 모색하는 출발점이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유통업체 스스로 현지법인화에 소극적이라면 지자체, 언론, 소비자·시민사회단체 등이 적극 관심을 갖고 현지법인화 하도록 지역분위기 조성에 힘써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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