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고 좋은 인성을 갖춘 학생일지라도 여기에 만족하지 못하는 부모님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게 선생님들의 요즘 얘기다. 심지어 자녀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는 지에 대한 관심은 전혀 없이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만 불만을 나타내는 부모님들도 종종 있다고 한다. 자녀가 우등생이기를 기대하는 마음이야 인지상정이라 하지만 그렇지 못하다고 해서 자기 자녀나 지도하시는 선생님께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는 것은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보인다.
‘왜 성적이 그까짓 것밖에 안 나오니?’ ‘네 성적 생각만하면 잠도 안 온다.’ ‘도대체 커서 뭐 할래?’ 등으로 질책을 하기도 하고, 극단적인 경우는 ‘차라리 없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하기도 한단다. 부모님의 답답한 마음이야 이해하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는 학생이 이런 말을 자꾸 들으면 어떻게 변할지 꼭 깊이 생각해 볼 일이다. 학부모의 자녀에 대한 부정적 태도는 학생의 장래에 큰 영향을 미친다.
부모로부터도 신뢰와 칭찬을 받지 못하면서 성장한 사람은 사회생활에서도 부정적이거나 극단의 비판적 태도로 일관하여 잘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간의 교직 경험으로 비추어 보건대 사회생활의 성공 여부는 학생 시절의 성적보다는 긍정적 사고와 생활의 성실성에 따라 많이 좌우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자녀의 성적이 나쁜 것에 대하여 걱정을 하지 않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자녀의 성적에 만족하지 못하고 심한 꾸지람이나 부정적 표현을 자주하면 자녀가 실제로 그렇게 될 수도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성실하게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는 학생을 둔 학부모는 가정교육을 훌륭하게 잘 시켰다는 자부심을 갖고 스스로 칭찬해도 좋을 일이다. 그리고 학생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예언하며 기다리라는 말씀을 부모님들께 드리고 싶다. 부모님들이 긍정적인 미래를 예언해 주며 참고 기다리는 만큼 자녀들도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하여 공부도 사회생활도 열심히 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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