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광장]회자되고 있는 중년여성론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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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광장]회자되고 있는 중년여성론의 교훈

  • 승인 2007-03-27 00:00
  • 신문게재 2007-03-28 21면
  • 김강덕 언론인김강덕 언론인
비단 시인, 묵객 등 문인들의 입을 빌지 않더라도 그 시대상을 유추해낼 수 있는 방안들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 있음을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그 하나의 방편이 대중가요의 가사를 음미해보면 당시의 시대적 변천사를 쉽게 가늠해낼 수 있는 길이다.

이 가요가사라는 것이 단순히 대중가요의 흥얼거림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한 장르의 역사라는 점에서 우리의 관심을 끌기도 한다.

같은 맥락에서 볼 때 당시의 시대상을 잘 반영해주고 있는 또 다른 장르가 사회 속에 널리 퍼져 회자되고 있는 우스갯소리다.

따라서 시대가 불안하면 불안할수록, 또 불경기가 계속될수록 다양한 종류의 속설들이 은밀하게 퍼져가고 있음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들이었다.

요근래 우리들의 관심을 집중시킬만한 은밀한 우스갯소리가 우리 사회 속에 널리 회자된 것 중 하나가 중년여성론이었다.

믿거나 말거나 식의 이 비유론이 사실적이었다거나 신빙성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더구나 거론되는 집단들을 ?훼시키거나 또는 그네들을 무시하고 한 말은 결코 아닐 것이다.
단지 그들에 거는 기대감이나 혹은 역할의 중요성이 지대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크게 미흡하기 때문에 이를 반추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었나 싶다.

요근래 우리 사회에 회자되고 있던 중년여성론의 대강은 다음과 같다.
우리나라의 일부 중년여성들과 조폭들은 비슷한 점이 여러가지라는 말이 그것이다.

첫번째, 유사점이 떼로 어울려다닌다는 점이다.
모두다가 그렇다는 점은 분명 아니다.
그러나 일부 부유한 중년여성들은 대형백화점이나 마트 등 대형유통업체에서 바겐세일이라도 나서는 날이면 무리를 지어 찾아다니면서 싹쓸이 쇼핑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마치 조폭들이 떼를 지어 어울려다니는 것과 흡사하다는게 첫번째 유사점이라는 것이다.

두번째, 자기 식구에 대한 무한적인 사랑이라는 것이다.
세일기간 중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자기가 아는 사람은 마구잡이로 세치기를 허용하면서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가차없이 공격하는 이른바 무한적인 자기 사람 감싸기가 바로 두번째 유사점이라는 것이다.

세번째, 무조건 형님, 아우하는 존칭으로 자신들의 결속을 다지려한다는 점이다.

네번째, 문신을 좋아한다는 점이라는 것이다.
이점 역시 모두가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중년여성들 가운데는 자연미보다는 눈, 입술 등에 문신을 해서 돋보이기를 꾀한다는 점이다.

이미 널리 알려진 일이기는 하지만 조폭들도 팔둑이나 등, 가슴 등에 섬뜩한 문신을 함으로써 자신들을 드러내길 좋아하고 있는 점이 그렇게 일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두 부류의 집단들이 칼질을 매우 능숙하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년여성들이야 오랫동안 가사에 전업하다보니 가족들의 식사 뒷바라지를 위해서는 칼을 떼놓고서는 생각할 수 없었으며, 지극히 한정된 부류이기는 하지만 생선회를 뜨는 용도의 칼들을 소지하고 다녔기 때문에 이같은 비유가 생겨나지 않았나 본다.

아무튼 이 다섯가지를 검토해보면, 전혀 낯선 표현으로만은 보여지지 않는다.
따라서 일부이긴 하지만 중년여성과 조폭이 닮았다는 우스갯소리를 뜬금없는 얘기로 치부하기도 어려워진다.

여기에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할 대목은 우리들이 필요로 하고 원하는 것이 조폭이 아닌 것처럼, 이같은 중년여성들은 우리가 바라고 있는 여성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 속설이 시사하고 있는 점을 우리는 깨달아야한다.
이와는 반대로 며칠 전 국내 유수 일간지에 실린 한 미담기사 한토막이 중년여성론과 묘하게 오버랩되는 것은 무슨 이유 때문일까?

그 미담기사의 내용은 탈북자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는 두리하나 선교회에 한 여성이 백만원의 성금을 기탁했다는 것이다.

겨우 백만원으로 웬 호들갑이냐고 반문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절대액 백만원이라면 요즘같은 화폐가치로 볼 때, 별것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이 새터민 는 스스로 아르바이트를 해서 50만원을 벌고 정부지원금 40만원을 합쳐서 한달 겨우 90만원의 벌이가 전부였으며, 그나마 방세를 절약하기 위해 아는 탈북자의 샛방에 얹혀 지내기도 했다니 그 성금이 갖는 의미는 감동 바로 그 자체일 수밖에 없다.

특히 그의 사정을 잘 아는 `두리하나 선교회`의 책임자는 `마음만 받겠다. 액수가 너무 많으니 절반만 기탁해달라`며 몇차례 종용했음에도 불구, 한사코 백만원의 기탁을 관철시켰다는 점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우리 사회를 지탱시켜 주는 주체가 여성들이며, 여성들 가운데도 가장 중심적인 분들이 바로 중년여성임을 강조하고 싶다.

사회 속에 회자되고 있는 믿거나 말거나 식의 이야기 속에서도 시대를 뛰어넘는 교휸이 있을 수 있으며 이점 역시 시대의 변천사를 아우르는 역사의 한바탕일 수 있다는 점에서 반면교사로 삼아야할 일이다.
분명 이 은어 속에서 우리는 또다른 교훈 찾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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