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후방보급로 차단하려 대전시가지 초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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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후방보급로 차단하려 대전시가지 초토화

  • 승인 2007-03-25 00:00
  • 신문게재 2007-03-26 20면
  • 이규희 향토사학자이규희 향토사학자
▲ 이규희 향토사학자
▲ 이규희 향토사학자
1950년 8월16일 북한군은 8.15 해방 5주년 기념일까지 대구를 점령하려고 총 공격을 전개하였다. 도처에서 처절한 공방전이 벌어졌는데, 특히 경북 왜관 서북방이 위태로웠다.

미 8군은 이 방면에 약 4만 명의 북한군이 집결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 그러나 병력 부족으로 2차대전 때 노르망디 전투에서 전개한 것 같은 전격 폭격을 가하기로 결정했다. 이리하여 8월16일에 일본 횡정(橫田)과 오끼나와 가수납(嘉手納)으로부터 출격한 B29 중폭기 99대가 이날 오전 11시58분부터 26분 동안 왜관 서북방의 67㎢에 도합 900톤의 폭탄을 퍼부었다. 폭격의 성과에 대하여는 북의 주장과 미국 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 증언은 귀순한 북한군 13사단 특전 연대장과 제2사단 포병 연대장의 증언으로 뒷받침되었다. 이 폭격으로 병사와 장비의 손실도 컸지만 특히 북한군 사기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한국 전쟁 중 전략 폭격기용 B29기(機)로 폭격을 감행한 것은 이것이 처음이지 마지막이었다. B29기는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투하하였던 것과 동종(同種)이다. 당시 지형상 오폭의 가능성 등 문제점이 적지 않았는 데도 이런 공중 폭격작전을 한국전에서 감행한 것은 미군이 보기에 한국전의 전세가 그만큼 위급하였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이상은 ‘민족의 증언(4권)`에서 확인되는 부분이다. 며칠 전 중도일보가 보도한 ‘대전 시가지 폭격`은 그때 내습한 B29기 99대 가운데 33대가 후방 보급로 차단을 목적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중도일보에 보도된, 당시 대전시가지의 피폭 지도(地圖)는 폭격기의 선도 비행과 안내를 담당했던 사람이 일본이었다는 증언도 이 책에 나와 있다.

이는 당시 대전 폭격에 1945년 일본 패망시 본토로 철수한 일본군이 한국전쟁에 미군측에 직·간접으로 참전하였다는 사실을 다시 확인해주는 것이다. 이는 당시 유엔군 사령부에서 1급 비밀로 분류된 사항으로 아직 공식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B29기는 대전 외에도 1950년7월16일 서울 용산 일대(59대), 8월1일 흥남(500대), 8월19일 청진(60대), 9월16일 원산(80대) 폭격에도 동원되었다. 또 1951년11월8일에는 신의주에 600대, 1952년6월23일~8월29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수풍발전소에3500대 이상의 폭격이 이뤄졌다.

1950년 6월25일 당시 미공군은 3만3000명의 장병에 1172대의 각종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밖에 해군함재기 해병대의 코르세어가 있었고, 영국 호주 캐나다 남아프리카에 비행기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런 규모의 공군기를 이용, 미극동군은 한국전쟁 중 도합 72만980회 출격했고, 해병대기는 10만7000회, 영국 호주 등 기타지역 전투기는 4만4000회, 해군함재기는 16만7000회 출격했다. 한국전쟁 중 유엔공군의 이름으로 감행된 출격은 총 104만회가 넘는다는 기록이 나와 있다. 한편 한국전쟁 중 미 극동공군이 투척한 각종 화력과 폭발물은 47만6000톤이다.

중도일보가 최근 확인 보도한 6.25 당시 대전 시가지의 폭격은 이런 폭격 중의 일부인 셈이다. 당시 미군은 전선(戰線) 지역인 왜관에 공군 화력을 집중하면서 동시에 후방 보급로 차단을 위해 대전역을 중심으로 한 대전 전 시가지를 초토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철도와 도로시설은 물론이고, 창고로 쓰일지도 모른다고 판단되는 건물까지 폭격했다. 그러면서도 도청 건물과 당시의 대전시청이었던 전 대전상공회의소 건물과 대전경찰서 건물, 그리고 도립병원(전 충남대부속병원)은 미군 포로가 ‘인간 방패`역할을 하면서 폭격의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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