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천상의 香’에 관객도 취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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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천상의 香’에 관객도 취할까

■향수:어느살인자의 이야기-출연 : 벤 위쇼, 더스틴 호프먼 영원불멸 향기 꿈꾸는 한 남자의 광기

  • 승인 2007-03-22 00:00
  • 신문게재 2007-03-23 11면
  • 안순택 편집위원안순택 편집위원
사형대에 선 남자. 스물다섯 명 처녀의 몸에서 뽑아낸 ‘천상의 향기’가 광장에 퍼져 나간다. 잔혹한 죽음을 요구하던 군중들의 목소리는 숭배와 찬양의 송가로 바뀌고 집단최면에 걸린 군중들은 옷을 벗어던지고 서로의 몸을 탐하기 시작한다. 악취 가득한 시장의 생선더미에서 세상 빛을 본 소년, 장 바티스트 그르누아는 영원불멸의 향기를 만들겠다는 희망을 품는다. 향기에 대한 갈구는 광기로 자라난다.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향수’는 잘 알려진대로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톰 티크베어 감독은 공포와 냉소, 유머와 아이러니를 향수를 빚듯 절묘하게 배합해 현대사회의 부조리와 현대인들의 고독을 말하는 쥐스킨트의 빼어난 상상력과 문체를 탐미주의적 영상에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

영화는 소설을 충실하게 읽어나간다. 하지만 장 바티스트의 속내는 읽지 못한다. 향수를 만들어 도대체 무엇을 이루고자 했는지, 왜 살인을 저지르는지, 영화는 “향이 대단하다”고만 들려줄 뿐이다. 아쉬움은 또 있다. 얼굴이 예쁜 여자일수록 향기도 좋다는 논리는 원작자가 그랬다고 감독도 꼭 따라가야 했을까. 수컷들의 논리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18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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