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살인자의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은 ‘향수’는 잘 알려진대로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톰 티크베어 감독은 공포와 냉소, 유머와 아이러니를 향수를 빚듯 절묘하게 배합해 현대사회의 부조리와 현대인들의 고독을 말하는 쥐스킨트의 빼어난 상상력과 문체를 탐미주의적 영상에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
영화는 소설을 충실하게 읽어나간다. 하지만 장 바티스트의 속내는 읽지 못한다. 향수를 만들어 도대체 무엇을 이루고자 했는지, 왜 살인을 저지르는지, 영화는 “향이 대단하다”고만 들려줄 뿐이다. 아쉬움은 또 있다. 얼굴이 예쁜 여자일수록 향기도 좋다는 논리는 원작자가 그랬다고 감독도 꼭 따라가야 했을까. 수컷들의 논리는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18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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