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세평]로스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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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로스쿨 이야기

  • 승인 2007-03-21 00:00
  • 신문게재 2007-03-22 20면
  • 오영권 변호사오영권 변호사
1. 사법제도를 개혁하는 핵심으로 법조인을 양성하는 제도로서 “로스쿨”을 도입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로스쿨을 도입하기 위한 법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고, 여당과 야당의 쟁점법안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국가에서 어떠한 제도를 도입할 것인가의 여부는 전체 국민의 입장에서 그 제도가 우리의 문화와 조화될 수 있는가, 그 제도의 도입으로 전체 국민의 권익 증진에 도움이 될 수 있는가 여부가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2. “로스쿨”제도의 도입하자는 주장은, 미국에 유학하여 법률공부를 하고 온 법학자들에 의해서 대학교에서 처음으로 주장된 것이라고 기억된다. 사법시험에 의해서 소수의 변호사가 배출되던 시기에는, 사법시험을 치루지 않고서도 대량적으로 변호사를 배출할 수 있게 되는 로스쿨제도의 도입을 국민과 더불어 열광적으로 환영할 수 밖에 없었고, 동시에 법학자들의 입장과 지위도 위 제도의 도입으로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3. 그러나 로스쿨제도의 도입이 어느 정도 구체화되자 경향 각지의 모든 대학이 교육제도의 발전과 관계 없이 경쟁적으로 “로스쿨”을 유치하기 위하여 많은 자금을 투자하여 국력을 낭비하고 있고, 애초부터 “로스쿨”을 유치할 가능성이 없는 대학에서는 오히려 법과대학의 교수들의 실직을 우려하여 그 도입을 반대하고 있다. 또 “로스쿨”이 교육제도 운영을 왜곡시킬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특정 집단이나 특정 계층의 이익을 위하여 로스쿨제도가 도입되어서는 아니된다는 반론도 있다.

4. 또한 법조인 양성제도로서는 변호사를 배출하기만 하는 “로스쿨”만으로는 부족하고, 배출된 변호사를 필요한 전문직업인으로 양성할 수 있어야 하는데, 로스쿨제도만으로서는 전문적 교육이 어렵다는 비판도 있다. 실제로 법관, 검사, 변호사를 전문가로 양성하기 위하여는 각 분야에 따른 교육기관이 또 필요한데 로스쿨제도만으로는 모든 법조인 양성이 완결될 수는 없을 것이다.

5. 또 우리나라를 포함한 구대륙에서는 법률은 국가와 국민을 대립시킨 상태에서 국민을 통치하기 위한 철학이어서 고대로부터 법학이 학문으로서 발전되어 왔지만, 반면 영미에서는 국가와 국민, 국민 사이를 대등한 입장에서 보고 법률은 그들 간의 분쟁을 해결해 주는 기술로 파악하고 분쟁을 해결한 과거의 선례를 중심으로 법률문화가 발전해 왔다. 상식성이나 합리성 일반성 등 위주로 학문적 강학적으로 발전해 온 우리나라의 법률문화가 학문적 근거나 윤리성이 없이 분쟁해결의 기술만 가르치는 영미의 로스쿨제도의 도입과 조화를 이룰지가 의심스럽기도 하다.

6. 로스쿨제도의 도입을 주장하는 주요근거는 많은 변호사를 배출하여 서민들이 저렴하게 많은 법률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로스쿨”을 도입 시행하면, 법률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기간이 길어지고 또 “로스쿨”에서의 과다한 교육비용 등의 부담 때문에 서민들은 더욱 변호사가 되기 어렵게 된다고 한다. 예로, 미국의 로스쿨에서는 어느 로스쿨이던지 간에 돈 많은 유태인 자녀들이 재학생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로스쿨"은 재산가 집단 내지 상류층 등이 기득권을 옹호하기 위한 제도로서 그들이 쉽게 변호사가 될 수 있게 하여 새로운 귀족을 탄생시킨다는 것이다.

7. 끝으로 변호사는 극소수의 인원이고 다수의 의사에 반하는 소수의 주장을 하면 소수의 입장만을 반영하기 위한 것으로 비추어 질 수 있다. 그러나 어떤 제도를 도입할 것인가의 여부는 전체 국민들의 입장에서 국민들을 위한 제도의 도입인가 여부로 판단하여야 하는 것이지, 주장하는 자들의 숫자에 의하여 결정될 사항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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