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논술 짱]사고과정 낱낱이… “달달 외워선 안통해”

[나는야 논술 짱]사고과정 낱낱이… “달달 외워선 안통해”

[중도일보 - 대전시교육청 공동기획] 통합논술

  • 승인 2007-03-21 00:00
  • 신문게재 2007-03-22 12면
1.왜 통합논술이어야 하는가

대학마다 통합교과형 암기교육 차단
문제풀이 과정 세분화 객관성 확보

2008학년도 서울대학교 입시안에 따르면 논술시험의 유형을 다양화하고, 정시모집에서 그 비중을 강화하며, 그동안 논술시험을 실시하지 않던 자연계열의 전형에도 적용한다는 것이다.

서울대학교에서는 논술시험의 유형을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기초한 통합교과의 형태`를 제시하였는데, 그 구체적인 방법으로 인문계열은 역사와 사회, 언어와 문학, 철학과 예술, 자연 과학 등의 제시문을, 자연계열은 인문과 사회과학, 수리, 과학 등의 제시문을 통합하여 활용하는 통합논술 시험을 실시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즉, 통합논술 시험이란 크게 말해서 개별 교과지식을 통합하여 비판적 심층적 사고를 바탕으로 창의적인 방법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이라고 할 수 있다.

대학에서 발표하는 모의 논술시험 문제를 검토해 보면, 결과로서의 평가인 완성된 한 편의 글을 쓰게 하는 경우보다는 문제 풀이과정에 대한 평가형으로 바꾸어서 출제하거나 이를 혼합하여 출제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각 대학의 논술시험이 통합교과형이면서 문제 풀이과정에 대한 평가 중심의 논제로 바뀌는 중요한 이유는, 문제를 해결해 가는 과정을 단계적으로 나누어 여러 개의 문항에 대해서 차례로 답하게 함으로써, 배경지식을 암기하거나 글을 구성하는 요령을 익히는 방식만으로는 대학입시를 대비할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이는 논제를 세분화하여 답안을 기록해야 하는 수험생에게 출제자가 요구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서로 다르게 제시하고, 각각의 논제에 대해 문항 별로 점수를 부여하는 구체적인 평가기준을 마련함으로써, 평가의 객관성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최근에는 대학마다 자체 개발한 모의 논술시험 문제를 선보이고 있는데, 이는 대학수학능력 시험과 내신 성적을 보완할 수 있는 객관적 평가방식으로서의 통합교과형 논술이 그것이다.

2.통합논술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교사확보 등 정규과정서 힘들어
수강학생 적어 강좌개설도 난항

고등학교 교육목표 가운데 하나는 학문과 생활에 필요한 논리적이고 비판적이며, 창의적 사고력과 태도를 익히도록 지도하는 것이고, 이것은 통합논술이 추구하는 목표이기도 하다. 이러한 교육목표는 개별 교과교육 속에서 자연스럽게 습득되어야 하지만, 현행 교육과정은 학년제 개념에 기초하여 가르치도록 교과를 배치하였고, 학년별?교과별로 학습 내용이 중복되지 않도록 편성되었다. 그러므로 정규 교육과정에서 통합논술을 가르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며, 재량활동 시간이나 교양교과 시간에 통합논술을 지도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형편이다.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1학년에서 국민공통기본 교육과정을 이수해야하고, 고등학교 2~3학년은 선택중심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므로 학생들이 선택과목을 모두 다 신청해서 공부할 수도 없으며, 선택하지 않은 과목에서 논술문제가 출제되었을 경우나, 인문계열 학생이 자연계 과정에서 출제된 내용을, 그리고 반대로 자연계열 학생이 인문계 과정에서 출제된 문제를 해결하기는 더더욱 곤란하기 때문에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서 통합논술을 해결하기에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논술교육은 국어과 교사를 중심으로, 한 두 명의 논술 담당교사가 소수의 학생을 전담해서 강의와 첨삭지도를 맡아왔다. 그러므로 대부분의 고등학교에서는 논술시험이 필요한 대학에 진학하려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규 교과시간보다는 방과 후 교육활동을 통해서 부분적으로 지도해 왔기 때문에 논술교육이 활성화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대학에서 입학 전형자료로 통합교과적인 내용이 논술시험에 출제되기 때문에 어느 한 교과나 한 두 명의 교사가 논술을 전담하기는 어렵게 되었다.

다른 하나는 통합논술이 필요한 학생들이 과연 얼마나 되느냐 하는 것이다. 서울과 수도권에 있는 상위권 몇몇 대학을 제외하고는, 우리가 살고 있는 대전지역에 소재한 대학들을 비롯하여 아직도 많은 대학에서 전형자료로 논술을 요구하는 학교가 많지 않기 때문에, 학교에서 논술강좌를 개설해도 수강하는 학생들이 많지 않고, 강의를 준비하는 교사도 힘든 것이 사실이다.

3.학교에서는 어떻게 지도하나

학생 주도적 학습활동 교사 역할 중요
각 학교별로 수업방식 설계·준비해야
교과서 재구성 등 논리적 생각 키울것

▲ 박영진 대전 대신고등학교 교감
▲ 박영진 대전 대신고등학교 교감
현행 교육과정에서 통합논술 교육목표를 최대한 달성하기 위해서는 ‘통합적` 성격을 살리기 위한 통합논술 수업 방법이나 개별 교과 차원의 논술 수업 방법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그리고 통합논술 수업을 위한 시간을 교육과정 편제상 어디에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하는 것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통합논술 교육을 위해 각 개별 교과들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역할을 하는 것이 좋은지 또한 통합논술의 어떤 내용을 어떤 순서로 어느 학년에 배치하는 것이 효율적이며, 별도의 수업 시수가 얼마나 필요한가 하는 것에 대한 검토가 교육과정 틀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학력고사의 문제점을 보안하기 위해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도입되었다면, 21세기가 요구하는 자기주도적이고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사람을 선발해서 양성하고자 하는 대학의 입장에서는 수험생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선발하기 위해서 대학별 고사인 통합논술 시험이 전형자료로 필요하게 되었다.

논술이란 제시된 주제에 관하여 필자의 의견이나 생각을 인문 사회학이나 자연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서술하거나 일정한 주제에 대하여 필자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피력하는 것이다. 여기에 ‘통합교과형 논술 또는 통합논술`이라고 하면서 학문 영역 간에 통합적인 사고를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고등학교 교육과정을 정상적으로 마친 학생이라면 접근 가능한 문제 즉, 기본적으로 중등 교육과정에서 다뤄지는 다양한 내용을 중심으로 출제하겠다는 대학의 발표에 따라 개별 교과의 내용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종합적인 사고력이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학교 현장은 통합논술이 목표로 하는 ‘통합적 사고능력`과 사고 결과물에 대한 올바르고 효과적인 표현을 교육하는 것과 현실적으로 대학별 고사에 응시하는 학생들을 준비시키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이 있다.

△국어시간에 학습한 글쓰기 지식이나 원고지 사용법만으로는 인문 사회학적 자연 과학적 논제를 논리적이고 창의적으로 진술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인문학, 사회학, 역사학, 논리학, 철학, 윤리학을 따로 떼어 내어 사회의 다양한 현상을 파악하기는 어렵고, △수학이라는 과목만으로 자연현상을 파악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자연 과학적 지식을 충분히 객관적으로 관찰하기 위해서는 수학, 물리, 화학, 생물, 수학의 통합이 불가피하다.

통합교과형 논술 개념이 도입되기 이전에는, 논술시험을 대비하기 위한 교재들은 학생들에게 배경지식에 대한 암기를 주로 강조하였다. 그러다보니 논술의 취지에는 적절하지 않았다. 즉,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공학 등의 영역에서 논술 주제나 소재 등을 알기 쉽도록 요약·정리하고 암기해서, 주어진 제시문과 근접한 암기 내용을 대충 원고지에 짜 맞추게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논술 교육의 문제점이 부각되면서 사회적으로 새로운 논술 교육을 요구하게 되었다. 그리고 공교육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통합논술 교육을 제대로 구현하는 방안을 단위 학교 차원에서 고민해야만 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어렵겠지만, 먼저 교사들이 달라져야 한다. 교사들은 수업시간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학생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활동에 참여할 때 수업은 살아나는 것이다.

학교에서의 수업은 독서와 사색과 토론을 통해서 학생들이 비판적이고 분석적인 사고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운영되어야 하며,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워갈 수 있도록 지도해야 한다. 창의력이란 기발하고 돌출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학교현장에서 수업개선을 위해 고민하는 교사들은 교과서를 가지고 진도 나가는 것에 급급하지 않는다. <학습활동>이나 <생각해보기>, <단원 학습> 등 단원을 마무리하면서 학생들과 함께 깊이 생각하고 토론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학생들의 사고력을 신장시키는 좋은 교육활동이다. 그리고 교과서를 떼고 나면, 문제집이나 참고서를 선택해서 단순히 정답을 찍는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교과서를 재구성하고, 재조직해서 학생들에게 가르치며 주어진 상황에 대해 논리적으로 생각하고 글을 쓸 수 있는 힘을 길러 주고 있다. 그리고 평가시에도 반드시 서술형을 출제하여 학생들이 창의적으로 사고하고 논리적으로 답안을 기술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논술은 논증적(論證的)인 글이다.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는 힘은 논증에서 나온다. 논증적 사고력은 논증방식을 가르쳐준다고 길러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차근차근 생각해야만 기를 수 있는 것이다. 논술은 애매한 말이나 모호한 표현 등을 통해서 이심전심으로 뜻을 전달하는 글쓰기가 아니다. 논술은 합리적인 문제해결 방법을 찾아내려는 사고의 과정이 포함된다. 이를 위해서는 오해나 다른 해석의 여지가 없는, 분명하고 정확한 언어구사력을 통한 명료한 표현이 필요한 것이다.

지금까지 교사들은 교과별협의회를 통해서 연구 활동을 하거나 개인별로 강의준비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이제부터는 각 학교별로 혹은 관심을 갖고 있는 교사들이 서로 협동해서 통합논술을 위한 수업을 설계하고, 이미 공개된 기출문제나 예시문항을 분석하며, 이를 학생들에게 투여하여 통합논술의 개념이나 성격을 명확하게 인식시켜야 한다. 그리고 전문지식을 갖춘 교사들은 통합논술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학생들에게 투여하면서 통합논술에 대비해야 하겠다.

■참고문헌■
중등 논술지도교사 직무연수 교재 (2007 서울시교육연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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