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마당]산마니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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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마당]산마니족

  • 승인 2007-03-19 00:00
  • 신문게재 2007-03-20 20면
  • 김정권 굿모닝 비뇨기과 원장김정권 굿모닝 비뇨기과 원장
일요일이면 산에 가려고 평상시보다 빨리 일어나 물통, 과일, 초코렛 같은 단 주전부리와 장갑, 곡갱이, 삽, 장화 등 필요한 장비도 같이 챙긴다. 산에는 가는 준비물로는 다소 이상하나 부부동반으로 2~3팀이 모여서 계절에 나는 나물과 버섯을 채취하는 산마니족의 일원이 되는 것이다. 산삼을 채취하는 사람을 심마니라고 부르듯이 우리는 하늘이 내려주신 자연농원(산)에서 산나물과 버섯 등을 수확한다고 하여 산마니족이라고 부른다.

일주일간의 스트레스와 운동부족을 보충하고 좋은 공기를 마시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며 또한 몸을 단련시키는 좋은 방법으로 거의 매주 산에 간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내가 5~8시간 동안 길도 없는 산을 헤매면서 나물과 버섯을 캔다면 쉽게 믿지 못하는 눈치다.

보통 사람들은 등산을 하거나 운동을 하면 몸무게가 줄어든다고 하는 데 나는 반대로 적당히 살이 붇는 것(다른사람이 보기에는 아직도 약하게 보이지만...)으로 보아 나에게 적당한 운동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부인들이 싫어하는 것이다. 한여름 땡볕에 아무리 썬크림을 덕지덕지 발라도 얼굴은 타지 피부는 거칠어지지 몸에 가시나 나무에 부딪혀서 상처나지, 부인들이 좋아 할 수가 없으나 지아비들이 건전하게 좋아서 하는 것이고 운동도 외고 집에서 혼자 있느니 따라오는 것 같다.

내가 산을 다니기 시작한 지 1년 반이 된 것 같다. 대개는 “산에 다닙니다” 라고 말하면 “등산을 가십니까?” 하고 묻는다. 나는 목적지를 정해 놓고 가는 등산이 아니라 버섯과 나물을 캐기 위해 길도 없는 산길을 헤쳐가면 발밑에서 밟히는 푹신한 부엽토와 부드러운 눈 때문에 무릎 등의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아서 장기간 산행에도 별무리가 없는 것 같다. 계절마다 각기 다른 맛의 느낌이 있으나 그 중에서 겨울에 산에 오르는 것이 가장 기분이 좋으며 가슴이 시리도록 상쾌한 공기와 남이 밟지 않은 발목이 들어갈 정도의 눈과 그 밑에 쌓여있는 부엽토를 밟고 가는 기분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렇게 겨울에 산을 다니다 보면 아주 춥더라도 무섭지 않고 이기는 힘이 생기는 것 같다.

도처에 널려있는 자연농장에 가면 철마다 냉이, 달래, 씀바귀, 쑥, 취나물 등의 산나물 종류, 능이, 싸리, 운지, 영지, 굽더더기 , 가지 , 밀, 밤버섯 같은 버섯종류 , 더덕, 도라지, 마, 천마 등을 캐고 운이 좋으면 겨우살이도 얻기도 한다. 산삼, 마, 천마 등 좋은 것을 사서 먹는 사람이 건강한 것이 아니라 이를 채취하는 사람들이 더 건강하게 사는 것은 좋은 공기를 마시며 충분한 운동을 하여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또한 몸에 좋은 무공해 음식을 먹는 것이 아닌가 싶다.

자연이란 커다란 욕심을 부리지만 않는다면 살아가는데 불편하지 않을 정도의 혜택을 주나 욕심을 부리면 당장에는 별문제가 없어 보이나 1-2년 후에 가보면 찾기가 힘든 것들이 많아진다. 자연보호란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욕심을 부리지 않고 남을 배려한다면 좀 더 자연스럽게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건강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므로 지킬 수 있을 때 노력해 지켜야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오랫동안 부부가 같이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이 또한 좋은 운동과 취미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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