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의 줄거리는 뻔하다. 싸우고 싸우고 또 싸우다가 전원 피를 뿌리고 쓰러진다. 이 간단한 이야기를 118분간 끌고 가는 힘은 화려한 영상이다.
눈길을 잡는 건 단연 남성들의 육체. 하나같이 ‘몸짱`들인 전사들은 쉴새없이 근육을 불끈거리며 적의 목을 벤다. 강인한 육체의 움직임은 매혹적이다. 춤추는 무희들처럼 현란하고 아름답다. 남성미의 향연이라 할 만하다.
팔다리가 거침없이 잘려나가고 피가 솟구치는 잔혹한 장면은 빛과 어둠을 만나 비현실적인 이미지로 뜬다. 하지만 독특한 색감의 스크린에서 피는 더욱 진해지고, 땅은 더없이 어두워졌다. 시각적 쾌감이 온몸을 자극한다.
감각적 영상과 긴장감, 극적인 드라마와 시적인 내레이션까지 액션 블록버스터가 지녀야 할 미덕을 고루 갖췄다. 그런데 페르시아군은 인간의 형상이 아닌 괴물이다. 이집트 중국 일본 등의 이미지가 괴물이 되어 등장한다. 인종주의는 떫다. 청소년 관람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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