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네오콘의 대표주자, 이라크 전쟁과 북핵 6자회담의 주역, 장군출신장관보다 더 강하고 남성다운 선으로 전쟁과 평화를 결정짓는 여성.
그러나 그녀의 애칭은 부드럽게 연주하라- 콘돌체자(condolcezza)-는 음악용어에서 따온 `콘디`로 불린다.
세계의 정부 공직자 중에서 피아노를 가장 잘친다는 여자. 그녀는 한때 피아니스트였다. 위싱톤 DC 로스린의 아파트에서 일주일중 하루저녁은 반드시 친구들과 음악회를 가지며 그녀는 끊임없이 쇼팽을 연습한다.
국무장관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피아노를 연습하냐는 질문에 그녀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피아노를 연습한다는 것은 또 하나의 스트레스다. 하지만 이때만은 국무장관의 스트레스를 잊을 수 있다.`
업(業)이 주는 중압감을 해소할 수는 없지만 잊을 수 있기 때문에 그녀는 난해한 음악을 하며 동시에 그 험난한 정치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녀를 생각하면서 고대의 플라톤이 생각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에머슨이 `세계의 도서관을 불태워버려라. 플라톤이 있기 때문이다.`라며 함몰되었던 인류의 대철인 플라톤은, 그의 저서에서 완벽한(철인)정치지도자를 길러내기 위해서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다음과 같은 것이라고 하였던 것이다.
첫째는 체력이다. 건강함으로써 이상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음악이다. 정서와 감정이없는 존재는 인간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째는 종교다. 종교를 통해 우리는 비로소 정의와 선에 관하여 눈을 뜨기 때문이다.
플라톤으로부터 지덕체나 진선미를 추구하는 서구의 교육적 가치관은 시작되었고 현재도 지속되고 있음을 부인할 길은 없다. 학생들에게 체육과 음악 그리고 종교교육을 그리도 강조하는 학교교육은 서양인의 내면에 정신적 혼이 되어 녹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상이 늘 그렇듯이 이를 실천한다는 것은 별도의 문제이다.
애시당초 피아니스트를 꿈꾸며 고교시절 전국 피아노 콩쿨대회에 입상하기까지 한 `콘디`가 뜻을 바꾸어 국제 정치를 전공한 전문가가 되어서 세계의 정치인과 국가의 운명을 거는 논쟁을 벌이다가 화요일이면 음악인들의 품에 돌아와 예술을 이야기하며 화이트 와인을 즐길 수 있는 것은 부럽기 이를데 없는 그녀의 성장여건 덕분이겠지만,스스로의 인생을 하나의 외줄 위에 올려 놓고 평생 생사를 건 줄타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 범인들에게 두가지 삶을 동시에 만족시킨다는 것은 그저 꿈일 뿐이다.
둘은 고사하고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성공했으면 하는 소망마저도 이루지 못해 우리는 늘 한탄하고 산다.
최근 세상은 두세계가 병존하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ON-LINE과 OFF-LINE의 세계.
온라인 세계는 문자 그대로 켜져 있는 세상이다. 눈에 보이고 밖으로 들어나는 세상이다. 오프라인은 그 반대의 세상이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온라인은 외부적인 업의 세계요 오프라인은 내면적 감성의 세계이다.
사이버의 존재가 이런 두가지 세계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지만, 세상은 이미 음과 양의 존재로 태초부터 두가지 세계였던 것이다.
동양의 우리 조상들은 모든 세상 이치를 둘로 구분하되 조화시키는 세상을 말해 왔던 것이다.
감성과 이성을 겸비해야 한다는 플라톤의 이상은 우리 조상들의 이상이기도 했던 것이다.그들은 한쪽 세계에서의 성공만을 성공으로 보지는 아니하였다.
ON-LINE의 세계에서 실패하였다 하여 그것으로 세상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OFF-LINE세계에서의 즐거움은 또 다른 성공인 것이다.
정치를 하면서 좌절을 느낄 때, 동시에 피아노연주를 하면서 느끼는 환희가 있어 `콘디`는 하루를 비우는 것 아니겠는가. 정치의 스트레스는 해소되지 않는다. 상쇄가 아닌 병존으로 둘은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하나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둘을 어떻게 동시에 이루겠는가 하는 회의는 오늘 버려라,
하나만에 집착이 주는 병이 편협이었고, 편협이 주는 상처가 부조화였으며, 부조화가 낳은 종말이 실패는 아니었는지 플라톤을 생각해 보고, 문인이자 화가였던 조선의 정치가들을 생각해보고, 바이올린을 연주했던 아인시타인을 생각해 보자.
내가 진정 하고 싶었던 일은 무엇이었던가.
오늘 우리는 ON-LINE의 스위치를 끄고 OFF-LINE의 불을 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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