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논술 짱]어머니 비손으로 태어났는가

[나는야 논술 짱]어머니 비손으로 태어났는가

[중도일보 - 대전시교육청 공동기획] 중학논술

  • 승인 2007-03-14 00:00
  • 신문게재 2007-03-15 13면
▲ 예시삽화
▲ 예시삽화
문제)
제시문 (가)와 (나)에 나타난 생명 탄생 과정을 비교 ·분석해 보고, 그 문제점을 바탕으로 생명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진술하시오.

(가)
그들이 떠나고 나서 며칠 후, 아주 먼 지방에 사는 할머니가 우리를 찾아오셨다. 흔치 않은 매우 귀한 방문이었다. 어머니는 나에게 그 할머니를 `어머니`라 부르도록 하셨다. 비록 할머니가 나를 낳지는 않았지만, 내 어머니를 위해 아들을 낳게 해 달라고 빌었고, 그렇게 해서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그는 아이 낳기를 원하는 부인들을 위해서 대신 빌어 주는 `대원 어머니`였다. 그는 예언서와 알록달록한 부채를 들고 이 집 저 집 돌아다니는 점쟁이나, 소리와 춤으로 귀신을 불러들이는 무당과는 달랐다. 할머니는 훨씬 품위 있는 사람이었고, 저급한 일에는 관여하지 않았다.

오로지 부처와 보살의 이름으로 천신께 직접 빌었다. 어머니는 이 할머니에 관해 얘기를 듣자마자,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그 분을 찾아가 빌어 달라고 부탁했다는 것이다. 어머니는 아들을 못 낳고 늙을까봐 무척 걱정하셨다고 했다. 할머니는 우리 집에 묵으면서 사십구 일 동안이나 미륵불에게 기원을 올렸고, 그래서 내 이름을 미륵으로 지었다는 것이다. - 이미륵, 『압록강은 흐른다』 -

`기자`라는 말은 아기를 낳게 해달라고 빈다는 뜻이다.
이것은 충청북도 보은 지방의 이야기인데 이 지방에는 속리산 근방에 구병산이라는 산이 있다. 이 산 밑에 아기를 낳게 해 달라고 비는 산신당이 있다고 한다.

그 산신당에는 동자불이라고 하는 돌로 만든 돌부처가 있는데, 이 동자불에게 기도를 하는 것이다. 기도를 할 때는 몸을 깨끗이 씻고 쌀을 바친다. 그리고 다음에는 성황당, 용왕 등에 지성을 다하여 빈다고 한다. - 이태희 엮음, 『우리나라 세시 풍속』 -

(나)
1998년 이전까지 과학자들은 줄기세포가 "배아가 성장하는 짧은 단계에만 존재하고, 이를 몸에서 격리해서 살아 있게 하는 데는 특별한 장치가 필요하기 때문에, 격리·배양이 불가능하다."고 믿었다.

그렇지만 1998년 11월 6일 존스 홉킨스 대학의 존 기어하트(John Gearhart) 박사와 위스콘신 대학의 제임스 토마스(James Thomas) 박사의 연구팀은 각각 서로 다른 방법을 이용하여 인간의 줄기세포를 분리하고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하여 뇌질환에서 당뇨병, 심장병에 이르기까지 많은 질병을 치료하는 데 줄기세포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예를 들어 당뇨병을 치료하기 위해 인슐린 생산 세포를 만들어 내거나 척추부상으로 마비된 환자의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는 신경세포를 길러내는 것이 가능하다고 과학자들은 믿고 있다.

하지만 배아는 장차 태아로 자랄 수 있는 엄연한 생명의 씨앗이라는 점에서 여러 조직이나 장기를 만들 수 있는 간세포를 얻기 위해 배아를 이용하는 것은 "살인 행위나 마찬가지다"는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다. -http://blog.naver.com

가장 잘 알려진 줄기 세포의 용도는 ‘이식`이다. 줄기 세포는 인체의 모든 장기 세포로 자랄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손상 부위에 이식하면 건강한 세포가 자라나 병을 고칠 수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일반인의 상식을 훌쩍 뛰어넘는 응용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바로 줄기세포를 난자와 정자로 분화시키는 일이다. 나의 줄기세포로 난자와 정자를 만들 수 있다면 어떨까.

문제는 인공난자가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나면 새로운 윤리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바로 ‘인공정자`다. 현재까지 사람의 줄기세포로 난자나 정자를 만든 사례는 없다. 설령 실험에 성공했다 해도 인류는 난치병 치료 연구용으로 사용할 뿐 이들을 수정시켜 생명체를 탄생시키려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현대 생명공학이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 새로운 현상을 끝없이 제공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donga.com

[유의 사항]
① 관련 배경 지식을 바탕으로 수용 가능한 가치를 제시할 것
② 1200(±100)자 분량으로 할 것
③ 시간은 120분임.

▣학생 예문

대전 대문중학교 주솔이
인간은 고유의 영혼을 가지고 있다

▲ 주솔이 대전 대문중학교 학생
▲ 주솔이 대전 대문중학교 학생
신라시대 화랑들이 지켜야 할 도리인 세속오계 중에 `살생유택`이 있다. 이는 작은 생명체라도 함부로 죽여서는 안 된다는 우리 옛 조상들의 생명 존중 사상이 깃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한 생각들이 과학 기술이 발달한 현대에 와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생명의 가치가 어떻게 왜곡되고 있는지 되짚어 볼 필요가 있겠다.

과거 우리 어른들은 생명은 신이 점지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식을 갖고자 하는 인간의 간절한 소망과 기원이 신에게 닿을 때 비로소 태어날 수 있는 것이 생명이었다. 그래서 부정함이 없는 정갈한 사람을 내세워 대신 빌기도 하였다. 그러한 과정을 거쳐 태어난 `나`는 스스로도 귀하고 내 안에 있는 신과 인간의 교감을 알기에 겸허해진다. 이러한 생각은 인간뿐만이 아니라 범생명존중 사상으로 나타나서 생명은 누구에게나 신비하고 소중하며 귀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우리 민족은 생명을 지닌 나무 하나 풀뿌리 하나도 함부로 하지 않았던 것이다.

최근 생명공학의 발달은 복제 배아로부터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난치병 치료를 통해 좀더 인간다운 삶을 누리게 하기 위한 연구이지만 한편으로는 인공적인 생명체 탄생이 가능함을 말해 주고 있기도 하다. 인공 난자와 정자를 수정시키는 것은 인류를 스스로 말살하는 것이기에 절대 그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말하지만, 생명 과학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발달되고 인간성은 점점 말살되어 가고 있는 때에 언제까지 이러한 약속이 지켜질 지 장담할 수 없다. 인간의 풍요로운 삶을 위한 과학 연구와 그 발달이 자칫 인간성 말살과 생명 경시 풍조를 빚게 되지는 않을까 모두 진지하게 생각해 볼 문제이다.

자연은 생성과 소멸의 고리로 끊임없이 연결되어 있듯이 모든 생명체는 탄생과 성장과 죽음을 통해 자연으로 회귀하는 자연의 일부이다. 그러나 생명체는 물질만으로 대체될 수 없는 정신적인 면을 가지고 있고 더욱이 인간은 화학 반응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고유의 영혼을 지니고 있다. 과학의 근본도 인간성 경시가 아닌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함으로써 인간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하지만 지나친 과학 남용은 생명 경시 풍조를 가져올 수 있어 오히려 많은 사람들의 우려를 낳기도 한다.

생명은 누구에게나 귀하고 소중하다. 이제 인류의 미래를 좌우할 생명공학은 생명에 관한 윤리성과 투명성의 입장에서 연구되어야 하며 거기에는 진정한 인간애와 생명 존중 사상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총평

자신의 주장 분명하게 진술
전체적으로 명쾌한 논거 부족

▲ 하혜란 대문중학교 교사
▲ 하혜란 대문중학교 교사
문제 해결을 위해서 가장 먼저 파악해야 하는 것이 논제와 제시문 이해이다. 논제를 분명히 파악하고 제시문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논술 쓰기의 반은 성공한 것이다. 두 제시문 속에 나타난 생명 탄생의 과정은, (가)에서는 간절한 인간의 소원이 닿은 신의 점지로, (나)에서는 현대 과학에 의한 대량 생산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본론에서 이러한 생명 탄생 과정을 비교·분석한 후 내가 생각하는 생명에 대한 견해를 진술하는 방향으로 이끌어 가면 된다.

주솔이 학생의 예문은 서론에서 ‘세속오계`를 제시하면서 일반적인 생명존중사상을 언급하고 시작하였다. 본론에서는 과거 우리 어른들의 생명 탄생에 관한 기원과 그에 따른 생명의 소중함으로 제시문(가)를 분석하였고, 제시문(나)를 통해서는 현대 생명 과학 발달의 위험성을 조심스럽게 경고하고 있다. 제시문을 이해하고 그것을 논제에 따라 분석하는 데까지 무리 없이 잘 진행하였고 결론에서도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진술하였다.

전체적으로 논거를 명쾌하게 제시하는 힘이 좀 아쉽고, 네 번째 단락은 세 번째 단락과 구분되지 않는 부분들도 있지만 논제 분석과 그에 따라 자신의 주장을 이끌어 가는 차분함이 일관되게 유지하였다.
(대전대문중학교 교사 하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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