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에세이]백제문화 구슬꿰기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시사에세이]백제문화 구슬꿰기

  • 승인 2007-03-12 00:00
  • 신문게재 2007-03-13 20면
  • 서만철 공주대 NURI 백제문화특화사업단장서만철 공주대 NURI 백제문화특화사업단장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라는 속담은 바로 백제문화를 두고 한 말 같다. 새봄을 맞으면서 충남도 내에 여기저기에 널려 있는 서 말도 넘는 백제문화 구슬들을 꿰려는 노력들이 일어나는 것 같아 반가운 마음으로 이글을 써 본다.

공주의 무령왕릉은 1971년 우연한 기회에 발견되어 100년 만에 한번 있을 정도의 대 발굴을 경험하게 하였으며 지석, 금제관식, 석수 등을 포함하는 108종 2906점의 출토 유물들은 백제의 역사를 다시 쓰게 할 정도의 가치로 인정받고 있다. 학술적으로는 백제, 고구려, 신라의 삼국시대 왕릉 중 유일하게 묻힌 왕의 이름과 연대가 정확히 적혀있었으며, 더구나 우리나라 최고의 역사서로 인정받고 있는 삼국사기의 기록과 정확하게 일치함으로써 우리 민족의 역사기록의 정확성을 증명하였다.

백제문화는 또한 일본과의 관계, 중국과의 관계 등 1500여년전 동북아시아 외교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무령왕의 탄생지가 백제에서 일본으로 가는 도중에 있는 가당도(加唐島)에서 출생하였으며 더구나 그의 왕릉에서 발굴된 무령왕의 관은 우리나라에서는 나지 않으나 일본에서는 아름드리 크기로 성장하는 금송 목재로 되어 있어 일본에서 보내온 목재로 왕의 관을 짤 만큼 친밀한 국제관계가 유지되고 있었다.

또한, 그의 왕릉에서 발굴된 유물들 중에는 오수전이나 백자 등 중국으로부터 온 유물도 다수 있다. 우스갯소리로 1500년 전에도 외제를 좋아했는가 하고 할 수 있지만 다시 생각하면 그만큼 외국과의 물자 교역이 왕성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1500여 년 전 당시 동북아시아 지역의 무역중심 역할을 하였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러한 폭 넓은 국제성을 지닌 백제문화의 가치를 바로 인식하고 올바로 보존하여 후대에 물려주는 책임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있는 것이다. 다행히 최근에는 그동안 공주와 부여에서 격년제로 시행되어 오던 백제문화제를 충남도의 주관 하에 국제화시키려는 노력이 한창이다.

백제 관련 문화제는 서울의 송파구에서도 열리고 있다. 백제가 수도를 하남(서울)에서 웅진(공주)으로 다시 사비(부여)로 옮겨다녔으니 여기저기에서 백제를 기념하는 문화제가 열리는 것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일이지만 개최하는 곳마다 또한 한·일 관련 테마가 들어가는 등 국제활동 등에서는 혼선이 있을 수도 있다 하겠다. 일본 천황도 몇 년 전 선조가 백제계임을 밝힌 적도 있는 만큼 백제문화제 개최 때 백제의 활발한 국제활동 영역을 살리는 부분도 추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백제문화제를 국제화하는 노력과 함께 백제문화유산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진하는 일 또한 중요한 일이다. 우리가 문화유적을 감상할 때는 그 크기와 외관적인 화려함 보다는 그 유적이 갖고 있는 시대성, 역사성, 문화적 의미를 음미하여야 하듯이 각 문화유적 하나하나가 갖고 있는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일이며, 이런 의미에서 백제문화의 국제성 부분은 당대의 다른 나라들보다 월등하다는 평가를 받을 만한 것이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기 위해서는 세계적 가치가 있음을 학술적 연구를 통하여 증명하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며, 그야말로 지역의 전문가와 행정기관이 발벗고 나서 수년간의 노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가 일단 되면 국제기구를 통하여 전 세계적으로 홍보가 되고 있으며 부수적으로 관광객 증가는 물론 한국 상품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는 경제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1997년 우리나라가 IMF 위기를 맞았을 때, 프랑스의 한 유명일간지 사설은 한국이 앞으로 경제 발전을 지속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문화에 대한 투자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지적한 기사가 기억난다. 진정한 GNP 20,000 달러의 경제 발전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귀 기울여 들어야만 할 대목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내 아기 배냇저고리 직접 만들어요"
  2.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큰 기도회
  3. "우리는 아직 청춘이야"-아산시 도고면 주민참여사업 인기
  4. (주)코엠에스. 아산공장 사옥 준공
  5. 아산시인주면-아름다운cc, 나눔문화 협약 체결
  1. (재)천안과학산업진흥원, 2024년 이차전지 제조공정 세미나 개최
  2. 천안문화재단, '한낮의 클래식 산책-클래식 히스토리 콘서트' 개최
  3. 충남 해양과학고 김태린·최가은 요트팀 '전국체전 우승'
  4. 천안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대응 총력
  5. 천안시, 직업소개사업자 정기 교육훈련 실시

헤드라인 뉴스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NH농협은행에서 15억 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NH농협은행은 25일 외부인의 사기에 따른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사고 금액은 15억 2530만 원, 사고 발생 기간은 지난해 3월 7일부터 11월 17일까지다. 손실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해당 차주는 서울의 한 영업점에서 허위 임대차계약서를 제출하고 부동산담보대출을 과도하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이번 사고가 외부인에 의한 사기에 따른 것으로 보고, 수사 결과에 따라 형사 고소나 고발을 추가로 검토할 예정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수사기관..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은 자치구 방문행사로 대전 발전의 핵심 동력인 유성구를 찾아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을 통한 유성 발전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5일 유성구 청소년수련관에서 정용래 유성구청장과 구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선 8기 2년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자치구 현안과 구민 건의사항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8년만에 착공을 앞둔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을 설명했다. 이 시장은 "시에서 했던 일들 중 가장 무기력했고 시민들에게 큰 피해를 줬다고 평가받던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이 기본계획이 수립된지 28년만인 다음달 말..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이 2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특히 다음 달 유류세 인하 폭 축소가 예정되면서 운전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20∼24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리터당 1.47원 상승한 1593.06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유도 0.83원 오른 1422.31원으로 나타났다. 10월 둘째 주부터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지만, 상승 폭은 다소 둔화됐다. 대전·세종·충남지역 평균가격 추이도 비슷했다. 이들 3개 지역의 휘발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