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적 비수기인 1, 2월과 달리 이사철인 3월에는 대출 수요가 몰리는 게 통상적임에도 올해는 DTI규제 확대시행 영향을 받아 대출시장이 사실상 개점휴업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금리마저 크게 오르면서 목돈이 생기는 대로 빚을 갚는 대출자들은 늘고 있어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잔액도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1일 시중은행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SC제일.외환 등 7개 시중은행의 이달 8일 현재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달보다 1522억원이 줄었다.
올 들어 주택대출 증가세가 크게 둔화하기는 했지만 대출 잔액이 감소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런 추세라면 은행권 주택대출 잔액이 3월에 처음으로 감소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다른 은행에 비해 별다른 대출 규제를 하지 않아 ‘풍선효과`를 톡톡히 누렸던 농협도 지난달 2453억원 증가에서 이번 달 377억원 감소로 돌아섰다.
농협 관계자는 “지난 달까지 집단대출 관련 중도금이 실행되면서 대출액이 늘었지만 이달부터 신규 대출 승인을 일단 보류하고 있다”며 “향후 주택경기가 어떻게 돌아갈는지 관망하고 있다”고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여윳돈이 있는 대출자들은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을 줄이려고 빚을 갚고 있어 신규 수요보다 상환이 더 많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DTI규제 확대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2금융권에서도 별다른 풍선효과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경우 은행권 수준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적용되기 시작한 11.15 대책 이후 주택대출 시장 위축이 계속되고 있다.
은행권의 DTI 규제 강화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의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별다른 반사이득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주택할부금융시장에도 LTV 규제 여파가 미치고 있다.
그동안 주택대출 규제 때마다 반사이익을 누렸다는 평가를 받았던 외국계 대부업체 페닌슐라캐피탈은 정부 정책에 호응한다는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일일 대출 한도와 건수를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주택담보대출 잔액(단위, 억원) -
┌──┬────┬────┬────┬────┬────┬────┬────┐
│날짜│ 국민 │ 신한 │ 우리 │ 하나 │ 농협 │ SC제일 │ 외환 │
├──┼────┼────┼────┼────┼────┼────┼────┤
│1.31│641,866 │301,485 │272,680 │224,901 │186,381 │189,179 │88,976 │
├──┼────┼────┼────┼────┼────┼────┼────┤
│2.28│642,329 │300,280 │272,856 │224,984 │188,834 │190,099 │88,638 │
├──┼────┼────┼────┼────┼────┼────┼────┤
│3.8 │641,568 │299,698 │272,661 │225,264 │188,457 │190,359 │88,491 │
├──┼────┼────┼────┼────┼────┼────┼────┤
│증감│ △761 │ △582 │ △195 │ 280 │ △377 │ 260 │△147 │
└──┴────┴────┴────┴────┴────┴────┴────┘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