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방풍책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경제칼럼]방풍책

  • 승인 2007-03-11 00:00
  • 신문게재 2007-03-12 21면
  • 이광진 대전경실련 사무처장이광진 대전경실련 사무처장
내가 근무하는 사무실 복도에 나가면 숲과 관련된 사진과 글들이 패널에 인쇄가 되어 걸려 있다.
그 중 하나의 글이 방풍책과 관련된 글인데 방풍책이란 어린 나무 묘목들을 강풍으로부터 보호해주고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콘크리트 보조시설로, 그 묘목이 혼자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방풍책에 의해 생육 조건을 갖춘 묘목은 성장해 방풍책 보다 십 수배는 커지면서 숲의 일원이 되어 자연으로 성장하고 어울리게 되며 세월의 흐름에 따라 나무가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부식되고 흔적만 남기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사람 사는 곳도 마찬가지로 자녀들에게 부모는 방풍책의 역할을 하며 자녀가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고 그 자녀가 성장해 역사의 주인공이 됐을 때 자식을 대견해 하며 뒤로 물러나게 되는 것이다.

이런 방풍책은 비단 강풍이 몰아치는 산의 조림지나 부모와 자식지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모든 자연에 적용되고 사회의 모든 요소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할 수 있다.

최근 한미 FTA 협상이 진행 중에 있고 이 협상을 통해 분명 이익을 보는 분야와 손해를 보는 분야가 나타나게 될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서도 방풍책의 중요성을 우리는 알 수 있다.
우리는 산업입국화라는 기치아래 수출만이 살길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다른 분야의 성장지원을 외면한 채 국가의 모든 역량을 공업 쪽에 지원해왔고 이것이 방풍책이 되어 일부 산업은 엄청난 성장을 거듭해 이미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당시 국가의 지원이라는 방풍책에 의해 성장한 결과가 오늘날의 대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그룹들을 형성했고, 대기업들에 의해 국가의 경제가 좌지우지되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문제는 FTA뿐만이 아니라 이전부터 새로 만들어진 무역과 관련한 각종의 제도들 속에서 모든 산업을 동등하게 인식하고 취급하며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다.

농업과 유통이 그랬고, 상당히 많은 분야가 산업입국이란 국가정책 속에서 최소한의 경쟁력도 갖추지 못한 상황에서 국내뿐 아니라 세계의 동일업종과 경쟁해야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내가 속해 있는 단체가 추진하고 있는 유통산업의 공정한 경쟁 또한 이런 예가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분야가 아닌가 싶다.

문제는 외국자본뿐 아니라 그동안 국가의 방풍책에 의해 보호받으며 성장한 산업의 자본이 국가정책의 외면(?)으로 인해 성장하지 못한 부분에 무차별적으로 뛰어들어 산업 전 분야를 장악하려 하며 공정한 경쟁을 주장하고 있다. 공정한 경쟁이 무엇인가?

우리가 스포츠경기를 통해 보아왔지만 동등한 조건을 갖췄을 때 동일한 룰을 적용하는 것이 스포츠의 공정한 경쟁이다. 체급경기에서 60Kg 급과 100Kg급이 같은 룰에서 경기를 한다면 그것을 공정하다고 그 누구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국가의 정책은 외국 자본과의 경쟁을 하기위한 경쟁력 강화라는 정책을 통해 다시금 대기업의 자금에 방풍책을 자임하고 나서고 있다.

이제는 아직까지 소외됐던 부분에 공정한 경쟁을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생육조건을 갖춰주고 성장하게 해야 한다.

방풍책이 없다면 강풍 몰아치는 고지의 나무가 자랄 수 없듯 산업 전 분야에 또한 방풍책은 필요하며 국가의 정책적 방풍책에 의해 현재 낙후된 산업이 성장해 최소한의 경쟁력을 갖추었을 때 비로소 공정한 경쟁이 가능할 것이다.

생육조건에 맞게 성장하는 나무가 자라나는 모습을 주변에서 지켜보며 그 성장에 흐뭇해하며 뒤로 물러서주는 방풍책의 역할을 기대해보고 싶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내 아기 배냇저고리 직접 만들어요"
  2.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큰 기도회
  3. "우리는 아직 청춘이야"-아산시 도고면 주민참여사업 인기
  4. (주)코엠에스. 아산공장 사옥 준공
  5. 아산시인주면-아름다운cc, 나눔문화 협약 체결
  1. (재)천안과학산업진흥원, 2024년 이차전지 제조공정 세미나 개최
  2. 천안문화재단, '한낮의 클래식 산책-클래식 히스토리 콘서트' 개최
  3. 충남 해양과학고 김태린·최가은 요트팀 '전국체전 우승'
  4. 천안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대응 총력
  5. 천안시, 직업소개사업자 정기 교육훈련 실시

헤드라인 뉴스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15억 원 규모 금융사기'…NH농협은행서 발생

NH농협은행에서 15억 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NH농협은행은 25일 외부인의 사기에 따른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사고 금액은 15억 2530만 원, 사고 발생 기간은 지난해 3월 7일부터 11월 17일까지다. 손실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다. 금융권 등에 따르면 해당 차주는 서울의 한 영업점에서 허위 임대차계약서를 제출하고 부동산담보대출을 과도하게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은행은 이번 사고가 외부인에 의한 사기에 따른 것으로 보고, 수사 결과에 따라 형사 고소나 고발을 추가로 검토할 예정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수사기관..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 "유성구 트램으로 더 발전 할 것"

이장우 대전시장은 자치구 방문행사로 대전 발전의 핵심 동력인 유성구를 찾아 '도시철도 2호선 트램'을 통한 유성 발전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5일 유성구 청소년수련관에서 정용래 유성구청장과 구민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민선 8기 2년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자치구 현안과 구민 건의사항에 대한 지원을 강조했다. 이 시장은 28년만에 착공을 앞둔 도시철도 2호선 트램 사업을 설명했다. 이 시장은 "시에서 했던 일들 중 가장 무기력했고 시민들에게 큰 피해를 줬다고 평가받던 도시철도 2호선 사업이 기본계획이 수립된지 28년만인 다음달 말..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 2주 연속 오름세 '이번주가 가장 싸다'

충청권 기름값이 2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특히 다음 달 유류세 인하 폭 축소가 예정되면서 운전자들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전망이다. 2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20∼24일) 전국 주유소의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직전 주 대비 리터당 1.47원 상승한 1593.06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경유도 0.83원 오른 1422.31원으로 나타났다. 10월 둘째 주부터 2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지만, 상승 폭은 다소 둔화됐다. 대전·세종·충남지역 평균가격 추이도 비슷했다. 이들 3개 지역의 휘발유..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2024 전국 어르신 가족사랑 파크골프대회 ‘성료’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