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화의혹 본부장 자진사퇴”

대전택시노조 갈등 심화

<속보>= 전국택시산업별노동조합 대전지역본부(이하 지역본부) 내부 갈등이 점입가경의 벼랑 끝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2일 지역본부장의 방화사건에 이어 분회위원장들이 본부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벌이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노총 화재 방화자로 지목된 서성욱 지역본부본부장은“우발적인 실수였다”며 방화의혹을 일부 인정했다. 하지만, 방화 동기에 대해서는 “분회위원장들에게 있다”고 책임을 돌렸다.

서 본부장은“방화 당일 점거 농성을 벌이기 위해 분회원장들이 사무실로 몰려온다는 정보를 입수해 위협감을 느낀 나머지 불을 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이들은 점거 농성 얘기가 나오기 이전부터 본부장 사퇴 연판장을 받고 다녀 심리적인 불안감이 극에 달해 있던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반면 분회위원장 측은“방화사건과 분회위원장들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며“독선을 문제 삼아 사퇴운동을 벌였던 것은 사실이지만 방화 당일 점거 농성을 벌일 계획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분회위원장들은 “본부장이 불을 낸 것은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된 계획에서 비롯된 것인데도 방화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꾸며낸 얘기”라며“꺼꾸로 독선에 불만을 품은 분회위원장들이 자진사퇴 운동을 벌이자 측근을 시켜 녹취하고, 분회 위원장들이 속해 있는 택시회사 대표나 대전시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들을 만나 압력과 협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택시노조의 이번 갈등은 본부장이 지난 1월25일 개정된 전국택시노동조합 규약에 따라 노조원이 과반수가 안 되는 분회를 통폐합하려다 불거졌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개정규약에는‘상시근로자의 과반수 미만 보다 적은 50인 하 택시사업장의 노조는 통폐합할 수 있다`고 규정했다. 현재 노조원들이 부족한 분회 위원장들은 그동안 통폐합 위협을 느꼈다. 이 과정에서‘실력행사` 등 갈등이 커지면서 본부장이 이를 저지하기 위해 노총 복도에 폐가구를 쌓아 휘발유를 뿌리고 만약을 대비해 수건에 불을 붙여보다가 화재가 났다는 것.

결국, 택시노조 간부들끼리의 극단적인 갈등이 화재까지 불러와 경찰추산 4700여 만 원의 재산피해만 내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