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논단]필수교과목으로 바뀌는 체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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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논단]필수교과목으로 바뀌는 체육

  • 승인 2007-03-08 00:00
  • 신문게재 2007-03-09 20면
  • 이창섭 충남대 교수이창섭 충남대 교수
고등학교 체육 교과목이 필수과목으로 전환된다. 지난 2월 말 교육인적자원부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현재 초등학교 5학년생들이 고교 2학년이 되는 2012년부터 체육을 주당 4시간씩 필수로 수강하게 한다는 것이다. 현재는 고교 2, 3 학년생의 경우 체육을 일주일에 2시간 또는 3시간씩 선택으로 수강하고 있어 학교에 따라서는 체육교과목을 수강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입시 위주의 편중된 교육을 막고, 고교 2, 3학년생도 체육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필수화하게 되었다는 것이 교육부의 변이다. 입시를 앞둔 시점에서 예체능 학습 부담이 크다는 학부모들 반발이 예상되었으나 의외로 조용하다. 보완책이 합당해서인지 구체적 내용을 잘 몰라서인지 아니면 시행되기까지 시간이 많이 남아있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이제라도 체육교과목의 필요성이 공감되어서 그렇다면 천만 다행이다.

최근 발표된 자료들에 따르면, 초.중.고등학생들의 키와 몸무게 등 체격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체력과 체질은 점점 약화되고 있다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10대의 체력이 40대 성인 남녀의 체력에 비해 현저하게 뒤 떨어진다는 점이다. 실제 한국 청소년들의 체력 저하 실태는 심각하다. 가까운 중국과 일본에 비해 신장과 체중은 좋아진 반면에 체력에서는 뒤지고 있다.

영양 섭취가 현격히 좋아져 체격은 커진 반면, 학업위주 생활양식으로 인한 운동부족이 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체력저하로 인해 유발되는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성인병 근원이 되는 청소년 비만뿐만이 아니라, 요즘 아이들이 매사에 끈기와 집중력이 떨어지는 등의 원인도 체력저하와 무관하지 않다.

청소년들의 체력 저하 및 비만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내용은 한결 같다. 과거 체력은 국력임을 표방하며 실시되어 온 체력장 제도의 폐지나 체육시간 축소로 신체활동 기회가 줄어든 점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된다. 물론 그동안 체육 수업이 내실 있게 이루어지지 못해온 점 등이, 많이 달라진 체육 수업의 질적 제고에도 불구하고 체육교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기에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아직도 체육하면 스포츠나 운동만을 생각한다. 과거 주로 신체 기능이 좋은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져온 엘리트 스포츠나, 학업성적이 떨어지는 학생 진학방편으로 악용되어온 경우를 떠올리며 부정적 인식을 앞세우게 된다. 그러나 체육교육을 단순한 신체활동만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체육은 가장 효과적인 교육방법 중의 하나이다. 신체활동(운동, 스포츠 등)을 매개로 하여 홍익(弘益)인간 또는 전인(全人)교육을 추구하는 것이 체육교육의 목적이다. 소위 사람다운 사람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어서, 체육교육의 목적과 대상은 사람이지 결코 운동 기능이나 기술은 아니다.

아직도 체육이 단순히 ‘노는 교과목` 또는 입시에 불필요한 교과목중 하나 정도로 인식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체육이 학문적으로 제대로 정립되기 이전에 교육 받은 기성세대에게 ‘체육은 노는 것`으로 인식되어진 것은 자연스런 현상이다. 일이 우선되어야 했던 세대에게 ‘노는 것은 죄악`이란 등식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잘 놀 줄 알아야 행복 할 수 있는 미래 웰빙사회의 조건을 생각한다면, 건강을 도모하며 잘 노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체육교과목의 의미는 분명 새롭게 조명되어져야만 한다.

서로 몸을 부딪치며 새로운 기록과 기능에 도전하고, 규칙을 준수하는 가운데 상호협조와 경쟁이 함께 어우러지는 조건이 형성되는 곳이 체육교육 현장이다. 교육을 경험의 재구성 차원에서 본다면 체육교육은 가장 실생활에 가까운 상황들로 구성된 삶의 한 연습장이다. 체육교육이 현대 교육의 제반 문제점해결을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고교 2, 3학년생의 체육교과목 필수로의 전환은 그 의미가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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