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알쇼… 매직쇼… 현란함에 빠져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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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쇼… 매직쇼… 현란함에 빠져봐~

‘스모킹 에이스’ ‘일루셔니스트’ 볼거리 가득한 2편 이번주 개봉

  • 승인 2007-03-08 00:00
  • 신문게재 2007-03-09 11면
  • 안순택 편집위원안순택 편집위원
귀는 항시 듣던 소리를 즐거워하고 눈은 새로운 것을 보고자 한다는 말은 그럴 듯하다. 음악을 듣더라고 귀에 익은 곡만을 즐겨 듣고, 눈은 새 구경거리를 찾는 발길을 멈추지 않는 걸 보면. 영화가 항상 새로워야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볼거리로 무장한 영화들이 이번 주 스크린에 오른다.

환상 마술을 바탕에 깐 스릴러, ‘일루셔니스트`와 선혈이 낭자한 현란한 액션물, ‘스모킹 에이스`다. 반면 새로운 볼거리 만들기에 실패한 영화도 있다. ‘나비효과 2`가 그 것인데 ‘베끼기`가 얼마나 큰 독인지를 여실하게 보여준다. 어, 그러고 보니 개봉작 리스트에 한국영화가 없네.


“먼저 죽여라”… 100만달러가 기다린다

생각할 틈 주지 않는 폭력의 향연
액션에 비해 이야기 구조는 허술

■스모킹 에이스 출연 : 벤 에플렉, 제레미 피번

총알은 아낌없이 난사되고 화면 가득 선혈이 낭자하다. 쉴 새 없이 귀청을 때리는 음악, 속사포같이 쏟아지는 대사, 핏빛 폭력의 향연은 도무지 생각할 틈을 주지 않는다. 그냥 마음 편히 영화를 즐기시라 권한다. 막판 반전을 생각하면 아쉬움이 없진 않겠지만 반전이라고 해봤자 어설프다.

이스라엘은 증인보호 프로그램을 전제로 FBI에 범죄 조직의 정보를 흘린다. 이 사실을 안 조직의 보스 스파라차는 이스라엘의 심장에 현상금 100만 달러를 건다. 현상금을 노리고 몰려든 7명의 킬러들 그리고 증인을 지켜야 하는 FBI 요원. 이스라엘을 둘러싼 핏빛 쟁탈전의 막이 오른다.

무식하기 이를 데 없는 막무가내 킬러 삼형제, 섹시함과 실력을 겸비한 여성 이인조 킬러, 얼굴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킬러 등등. 무대에 오를 파이터들의 프로필과 장기를 요약해 빠르게 들려준 뒤, 영화는 총격과 액션신으로 무장하고 현상금과 이스라엘 지키기라는 목적지를 향해 질주한다.

딱히 주인공이라 할 사람은 없다. 벤 애플렉, 알리사 키스, 레이 리요타 등 눈에 익은 유명배우들이 등장하지만 이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꿰맞추려 했다간 낭패 보기 십상. 나름대로 의미심장한 결말 혹은 반전을 마련해놓고 있긴 하지만 이야기보다는 액션 그 자체를 진열하는 데 정성을 쏟는다.

엘리베이터에서 벌어지는 킬러와 요원간의 대결, 총알을 쏟아 붓는 장면은 압권이다. 로맨틱 코미디의 명가 워킹 타이틀이 제작한 첫 액션영화. 서늘한 유머감각은 워킹 타이틀 표 냄새가 난다. 그런데 감독은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한 걸까. 비정한 폭력의 아이러니? 영화가 끝나도록 그걸 모르겠으니. 18세 이상.


‘운명과 사랑’ 마술에 모든 걸 걸었다

노튼, 실제 마술연기 카퍼필드 버금가
막판반전 끝날 때까지 자리뜨지 말 것

■일루셔니스트 출연 : 에드워드 노튼, 폴 지아매티

흙위에 씨앗을 한 알 떨어뜨린다. 떨어지기 무섭게 싹이 돋고 순식간에 나무로 자라더니 오렌지가 열린다. 갑자기 무대 위에 나타난 나비는 손수건을 들고 귀부인에게로 날아간다. 컴퓨터그래픽(CG)으로 그렸겠지 싶은 이 환상 마술 장면은 CG가 아니라 에드워드 노튼이 실제로 해보인 것이라 한다. 노튼의 마술연기는 마음만 먹었다면 또 다른 데이비드 카퍼필드가 탄생했을 거란 생각이 들만큼 능숙하다.

왜 하필 그녀였을까. 환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뛰어난 마술공연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는 마술사 아이젠하임. 무대로 불러낸 황태자의 약혼녀 소피가 자신의 첫사랑임을 단박에 알아본다. 서로를 잊지 못하고 있던 두 사람은 위험한 로맨스를 시작한다.

소피의 죽음을 둘러싸고 죽은 이의 영혼을 무대로 불러내는 마술을 펼치는 아이젠하임, 위기에서 반전을 노리는 황태자, 황태자의 오른팔이며 살인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울 경감. 세 사람의 팽팽한 신경전과 궤를 같이 하며 영화는 파국을 향해 치닫는다.

마술이라는 환상적 소재와 신분 차를 뛰어넘는 치명적 로맨스, 권력을 향한 음모와 암투 등이 복잡하게 뒤얽히는 스릴러물. 19세기 유럽을 재현한 아름다운 화면, 탄탄한 스토리, 훌륭한 연기에 더해 긴장감 넘치는 연출은 최소한 영화 보기의 즐거움이 어떤 것인지 새삼 깨닫게 하기에 충분하다.

화려한 마술쇼로 시작한 영화는 아이젠하임과 소피가 난관에 부딪히는 시점부터 본격적으로 영화 관객의 눈을 속이기 위한 작업을 시작한다. 속아줄 것이냐 아니냐는 관객의 몫. 막판 반전이 기다리고 있으니 완전히 끝날 때까지 절대 자리를 뜨지 말 것. 눈으로 봤다고 다 믿지는 말라. 15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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