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이 좋은 말이지만 나눔의 실천이 생활의 습관이 되고 일상이 되기까지는 잠시 거둬야 할 것 같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성적표를 보니 충남도민 1인당 모금액이 3688원으로 4년 내리 전국 1위를 기록한 것을 빼면 전반적인 국내 기부 성적은 좋지 못하다. 개인기부가 미미하게 늘어난 곳도 있지만 기관단체의 기부가 현저히 줄었다. 우리 기업들이 세전 이익의 9.4%까지 사회활동비로 쓰던 때가 벌써 옛일이던가 싶다.
기업하기 어렵다는 반증이기도 하겠지만 그것은 최상의 기업 이미지 광고를 포기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기업의 사회복지, 체육과 문화?학술진흥, 지역사회 지원 등의 사업은 효과적인 광고다. 소액기부가 지지부진한 현실에서 기부자 수를 불리는 매칭그랜트(임직원들의 기부금만큼 회사도 후원금을 출연), 메세나(문화예술 지원)야말로 쌍수 들고 환영할 일이며 나팔 불어 소문낼 일이다. 이건 상업적 광고이기 전에 사회 공헌이다.
스타들의 선행도 매스컴을 탄다. 야구선수가 홈런 신기록을 갈아치울 때마다 불우이웃 적립금이 불어나는 이벤트를 갖는다면 선수 개인의 인기 관리에 부가하여 팬들이 은연중 기부문화를 배워 너도나도 그 대열에 합류하게 될 것이다. 빌 게이츠의 경우도 그랬고 워렌 버핏도 그랬다. 상업적이고 위선이라고 삿대질해서는 안 된다. 방송에도 나가고 기자님들 바짓가랑이를 붙들어서라도 다음날 신문에 꼭 나게 해야 한다.
돈을 제대로 잘 쓰는 사람들의 미담이 질펀하게 넘쳐나고 돈봉투 내는 손이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기부 선진국을 보면 기부를 유도하는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다. 소문이 소문으로 끝나지 않고 지갑 챙겨 들고 그 회사로 달려오게 만든다면 훌륭한 마케팅이다. 연탄 리어카나 라면 상자 앞에서 사진 포즈를 취하며 머쓱하지 않아야 정기적 기부자가 쑥쑥 늘어난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널리 알려라. 오른손으로 하여금 더 바빠지게 하라. 익명만이 순수한 미덕일 리 없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