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A대학 4학년에 재학중인 이 모씨(24.여)는 토익 870점에, 어학연수 1년 등 소위 말하는 스펙을 가진 취업 준비생이지만 수십번의 취업도전에 번번히 실패했다. 지방대생의 설움도 설움이지만 지역에서 뽑는 일자리가 아예 없는 것도 한 이유로 꼽는다.
또 다른 대학생 김 모씨(26. 남)역시 “공무원 시험이 아니고서는 취업을 위해 서울 등 수도권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고 말한다.
지방대생의 취업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6일 취업알선기업 인크루트가 지난 2005년부터 2006년까지 2년간 대전지역의 채용공고를 분석한 현황에 따르면 지난 2년간 대전지역에서 가장 채용이 많았던 업종은 용역·인력알선(24.3%) 등으로 기업이 인력을 채용하기 보다는 인력용역과 알선 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함께 교육연구 및 개발이 10.8%로 두를 이었고, 유통·무역·도소매업이 9.0%로 나타났다.
직종별로는 판매가 7.1%, 일반사무·관리 7.0%, 일반영업 6.0%, 고객상담·관리 5.4% 등으로 집계됐다.
초대졸 이상의 고학력을 요구하는 비율은 대구, 부산, 광주 등 다른 지역이 25~35%에 머문 반면, 대전은 50.7%로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대전지역의 15~29세까지 청년실업은 8.8%로 전체 실업률인 4.5%의 두 배 가까이 이른다.
20~29세까지 실업률도 대전 8.8%로 전국평균인 7.8%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교육인적 자원부의 대학별 취업자 현황에서도 대전지역의 4년제 대학의 전체 취업률(2006년 4월 기준)은 66.5%로 이가운데 정규직은 43.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립대 취업률은 57.3%, 사립대는 70.3%로 크게 차이가 났다.
인쿠르트 관계자는 "대전은 IT분야에 특화된 연구단지가 있긴 하지만 이들의 채용구조가 고용창출형이라기 보다는 알음알음으로 소규모 채용을 하는 연구형 벤처가 많은 편이라 지역 고용에 큰 도움은 못된다"면서 "우수한 교육환경에도 불구 지역 인재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등으로 떠나는 것도 풀어야 할 숙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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