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에세이]꿈꾸는 시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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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에세이]꿈꾸는 시장님

  • 승인 2007-03-05 00:00
  • 신문게재 2007-03-06 20면
  • 길환영 KBS 대전방송총국장길환영 KBS 대전방송총국장
며칠 전 박성효 대전시장을 만났다. 올들어 처음 대전지역 언론사 사장들과 함께 점심식사와 간담회를 겸한 자리였다.

평소 아이디어 많기로 소문난 박시장이 시에서 계획하는 사업 몇가지를 소개도 하고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는 한시간반 가량의 만남이었다. 그러나 시장의 일정이 바빠 보였기 때문에 개인적인 궁금증을 푸는 것은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사실 그날 시장에게 궁금했던 것은 요즘 시장이 그 분주한 일과 속에서 어떤 책을 읽고 있을까였다.

시민들은 시장이 읽는 책에 관심이 있다. 시장의 관심 분야는 곧 시민들의 미래와 연관될 것이고, 시장은 시민들에게 비전을 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눈앞의 현실도 중요하지만 그것은 실무자들이 할 일이고, 보다 중요한 것은 몇 년뒤의 청사진을 그리는 일이다.

그러나 요즘 같아서는 시장의 업무가 산적해 있을 터라 여간해서 여유를 가지고 책을 가까이하기가 그리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 번 째로 궁금한 것은 시장의 하루 일과다.
과연 시장은 하루 업무는 몇시간이고, 참석하는 공식 비공식 행사는 얼마나 될까? 소문으로는 온갖 종류의 행사에 초청되어 시장이 직접 가지 않으면 매우 입장이 곤란하다고 한다.

실무를 잘 알고 있는 실무책임자인 실국장이 참석하는 것은 못마땅해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원활한 시정을 위해 시장이 꼭 참석해야 하는 공식행사의 범위를 대폭 줄일 필요가 있다. 최근들어 지자체 장들(다른 고위공직자의 경우도 그렇지만) 의 공식일정이 너무 많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매일 밤 TV뉴스를 보면 시장이 관내 2~3개 행사에 겹치기 참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얼마전 필리핀에서 열린 아세안회의에 참석했던 대통령이 한중일 정상회의에 불참한 것도 국내에서부터 바쁜 일정으로 인해 피로가 누적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분명히 무리한 국정수행이며 비효율적이다.

또 궁금한 것은 앞으로 무엇으로 시민들을 먹여 살릴 것인가다.
지금 세계 각국의 지자체들은 독자적으로 글로벌 생존전략을 펴고 있다. 독일의 프랑크푸르트는 특별한 관광자원도 없으나 연중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도시이다. 세계적인 컨벤션 산업의 중심지로 각종 대형 박람회가 줄을 이어 열리고 몇 달전에 호텔예약을 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이다.

일본 홋카이도의 작은 탄광마을 유바리는 15년전부터 석탄산업을 대신할 방안으로 국제 판타지 영화제를 기획했다. 지금은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이 국제영화제에 참석하기 위해 각국의 수많은 영화인들이 이 작은 탄광촌을 찾고 있다.

실로 꿈같은 변화요 놀라운 발전이 아닐 수 없다. 지자체가 가진 여건들을 최대한 살려 세운 치열한 생존전략의 결과다.

꿈은 현실적인 기준으로는 도저히 가능하지 않은 이상이다. 그러나 꿈을 꾸는 사람에 의해 언젠가 그 꿈은 이루어 진다.

대전의 미래를 위해 시장은 지금 꿈을 꾸어야 한다. 푸른 하늘에 하얀 뭉게구름이 떠가고, 갑천에는 수달과 온갖 물고기들이 헤엄쳐 간다.

엑스포 과학공원은 다시 국내외 관광객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대덕특구에는 해외기업들과 기술자들이 북적대는 화려한 꿈! 그 꿈은 시장의 몫이고, 그 꿈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시킬 것인가는 능력있는 전문인 관리의 몫이다.

그리고 시민들은 우리들의 시장에게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충분한 여유를 주어야 한다. 그래야 시정이 제대로 되고 시민들의 미래가 행복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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