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종구 엔씨엔뉴스 대표 |
지방자치단체와 정부 등 공공기관에서도 새해 청사진을 실행에 옮기는 작업들로 분주하다. 특히 올해는 지난 해 5?31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자치단체장들이 자신이 내건 공약을 주민들에게 선보이고 자신들이 직접 설계한 사업계획을 평가받는 첫 시험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주민들도 자치단체장들의 새로운 사업추진에 거는 기대가 남다를 것이라 여겨진다. 봄은 왔건만 살림살이의 고달픔은 여전하고 체감경기는 갈수록 어려운 터에 더욱 그렇다. 따라서 지금 이 순간 자치단체장들은 그 어느 때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으며, 깊은 성찰과 확실한 방향설정이 필요하다. 이에 필자는 우리 고장의 자치단체장들에게 심심한 격려의 말씀을 드리면서 한가지 조언을 하고자 한다.
흔히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다`고 한다. 바둑에서 수순이 바뀌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나듯 일도 해야 할 순서가 뒤바뀌면 효과가 반감되고 경우에 따라선 아니함만 못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더욱이 우리 고장의 자치단체는 아직도 재정난에 허덕이고 있다. 자체수입으로 공무원들의 인건비도 충당하기 어려운 자치단체들이 수두룩하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고장의 단체장들은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인가. 필자가 보기에 결단의 핵심은 바로 ‘선택과 집중`이다.
무언가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싶은 단체장으로서 하고 싶은 일도 많을 것이고 해야 할 일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쓸 수 있는 예산은 많지 않고 그 어느 때보다도 추진하는 사업 한 가지 한 가지의 파급효과를 냉철하게 따져야 할 시점이다. 그리고 한 번 시작했으면 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일관성있게 추진되어야 한다. 때문에 ‘선택과 집중`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주위에서 전개되고 있는 상황을 보면 안타까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의 미래경제를 책임진다는 대덕특구조성사업은 당초의 거창한 청사진과는 달리 흐지부지한 상태로 실망감을 던져줄 뿐이다. 대전의 3대하천 정비사업도 제대로 손도 못대고 있고, 지역경제활성화는 지역민 최대의 염원임에도 아직 구체화된 처방이 보이질 않는다.
충남의 최대 현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장항국가산업단지의 문제는 십수년 전 세워진 계획을 지금까지 방치해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 이는 ‘선택과 집중`의 중요성을 외면한 결과이고, 보다 우려스러운 사실은 다른 일들도 조만간 닥쳐올 결과가 뻔한데 여전히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의 우선순위를 가려 ‘선택과 집중`을 기할 수 있는 ‘일머리`가 아쉬울 뿐이다.
영국의 저명한 언론인 폴 존슨이 ‘육중한 덩치에 갑옷을 두른 코뿔소가 수천만 년을 살아남은 이유는 목표를 정하면 앞뒤 안보고 돌격하는 특성 때문`이라며 ‘코뿔소의 이론`이라는 흥미로운 칼럼을 발표한 바 있다. ‘선택과 집중`의 좋은 비유이자 우리 고장의 자치단체장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얘기가 아닐까 싶다.
이제 새로운 사업에 착수하는 우리 고장의 자치단체장들은 ‘선택과 집중`의 일머리를 아는 리더, 즉 ‘코뿔소를 바로 보는 진정한 리더`가 되기를 진심으로 기대해본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