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게이트에서 하루 동안 현금으로 수납한 고속도로 통행료를 정산하다보면 다양한 형태의 지폐나 동전들을 볼 수 있다.
기존의 지폐나 동전들은 그동안 유통된 기간이 있어서 그렇다 하지만, 바뀐 지 불과 2개월밖에 안된 새 지폐들 중에는 휴지 구겨지듯 구겨진 것부터 시작해서 반쪽으로 찢어져서 테이프로 붙여 놓은 것, 진한 볼펜으로 메모해 놓은 것, 빛바랜 것 등등 각양각색으로 혹사당하고 있다.
지폐가 변경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도안의 현대화와 위조지폐 방지 때문이다.
또한 원화가 해외에서 사용되는 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외국인들의 원화식별을 돕고, 해외에서 원화 위조지폐 발견 시 국가 간 위폐 수사관련 정보교환 등을 용이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한국조폐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화폐 기술은 세계 3위 정도로 높은 수준이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돈을 다루는 습관은 앞서 말했듯 불과 2개월밖에 안된 새 지폐가 혹사당하는 현실에서 화폐 기술 세계3위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뒤쳐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손상된 화폐는 손상 화폐 기준에 따라 유통에 부적합한 것으로 인정되어, 세편처리 · 분쇄 · 용해 등의 방법으로 화폐의 형태를 없앰으로써 화폐로써의 수명을 다하게 된다.
이렇게 폐기되는 돈을 새 돈으로 보충하고, 또 경제규모가 커짐에 따라 늘어나는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새 돈을 만드는 데 매 년 약 1,050억 원(지폐 620억 원, 동전 430억 원) 정도의 비용이 들어간다고 하는데, 이 비용은 결국 국민이 부담하게 된다.
언제나 새 돈일 수는 없지만 지갑 사용을 습관화하고, 동전과 지폐를 조금만 신경 써서 소중히 다룬다면 헛되이 낭비되는 비용 또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만드느냐 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더 잘 관리하고 잘 사용하는 것이 더욱더 중요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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