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문화동 천근5거리 천근시장 입구에서 백향화장품을 운영하고 있는 박경숙씨(44·사진). 그녀가 화장품 유통업에 뛰어든 건 지난 2000년. 올해로 8년째다. 가사와 자녀키우는 일에만 몰두했던 평범한 전업주부에서 박씨는 탈출을 시도했다. 가게에 보탬이 되는 일을 찾아보겠다는 욕심에서다.
많은 고민과 주위의 조언을 바탕으로 그녀가 선택한 게 화장품 가게였다. 자신도 화장품을 쓰던 소비자였기에 고객 심리를 제일 파악하고 서비스할 수 있다는 자심감이 있었다. 결심을 굳히고는 입지를 찾아나섰고 주민들의 의사소통이 살아있는 동네상권인 지금의 위치에 가게를 열었다.
박씨의 가게운영 비법은 간단하다. 주민들과 몸으로 부벼대며 편안함을 주는 것이다.
가게가 위치한 천근시장 근처는 대전에선 보기 드물게 상권이 활성화돼 있는 몇 안되는 동네다. 가까이에 대형마트와 재래시장이 없어 지금도 인근 주택가와 아파트 거주민들이 천근시장을 자주 찾는다.
이웃의 정겨움과 왁자지껄한 상인들의 목소리에서 시골인심이 풋풋이 배어나는 곳이다. 시민들의 삶을 고스란히 느끼기에 충분하다. 그래서 안면장사가 통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동네니까 뭐니뭐니 해도 고객들이 바라보는 인식이 좋아야 해요. 가게주인이 마음에 안들어 안간다는 분들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제 자신관리에 무척 힘쓰고 있지요”
편안한 고객관리탓일까. 단골고객도 많단다. 여학생부터 주부, 총각까지 층을 나누기가 어렵다. 남성고객이 60%를 차지한단다.
“손님들이 내는 물건값을 보면 경기를 알수 있어요. 경기가 좋으면 만원짜리나 수표가 많이 보이고 불경기때는 1천원권이나 5천원으로 지불하는 손님이 많지요. 요즘은 경기가 안좋은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그녀는 환하게 웃는다. 조만간 경기가 확 풀려 서민들의 얼어붙은 마음도 녹을거라는 희망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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