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심해 탐사와 무인잠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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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칼럼]심해 탐사와 무인잠수정

  • 승인 2007-02-26 00:00
  • 신문게재 2007-02-27 21면
  • 이판묵 해양연구원 탐사장비연구사업단장이판묵 해양연구원 탐사장비연구사업단장
바다는 아직 개척되지 않은 영토이고 블루오션이다. 무한경쟁 시대에 사는 우리의 미래를 밝힐 수 있는 자원의 보고다. 점점 고갈되는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미래 에너지를 바다에서 찾을 수도 있다. 과학자들은 심해저에 매장되어 있는 메탄수화물을 발견하였다. 이 물질은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 동해의 울릉분지 주변 해역은 메탄수화물의 부존이 가능한 환경이다.

해저에는 화산이 있고 지진도 발생하며, 해수와 물질이 순환하는, 살아있는 지구의 심연이다. 수백도의 뜨거운 열수가 분출되고, 해저산 경사면에 고품질의 각종 희귀금속을 함유한 망간각이 덮여 있다. 심해저에는 용출수가 솟는 곳도 있다.

바다에는 1억종이 넘는 생명체가 살며 새로운 생명체가 지금도 발견되고 이로부터 유용 생물자원이 얻어지고 있다.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생물자원을 확보하고 유전자와 신물질을 연구하는 것에 소홀히 한다면, 비싼 기술료의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하지만 바다는 인간이 접근하기 어렵다. 10m 깊어 질 때마다 1기압씩 증가한다. 200m 이상 깊은 곳은 햇빛이 전달되지 않고 전파도 물속을 투과하기 어려워, 육상이나 우주에서 사용되는 첨단기술이 바다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무인잠수정은 심해에 투입되는 해양탐사장비로 심해 탐사를 위한 기반 장비이다. 무인잠수정은 케이블에 연결되어 전원을 공급받고 광통신을 할 수 있는 원격제어 무인잠수정(ROV)과 케이블이 연결되지 않는 자율 무인잠수정(AUV)으로 구별된다. ROV는 원격 제어되는 로봇팔을 이용하여 해저 작업을 할 수 있고, AUV는 케이블에 구속되지 않는 장점이 있어 넓은 영역을 조사할 수 있다.

지난해에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6000m급 심해무인잠수정 ‘해미래’ ROV를 개발하였다. 2006년 10월26일 해미래는 동해 울릉분지에서 수심 2050m까지 잠수하여 해저면에 태극기를 설치하였고 홍게 촬영에도 성공하였다. 이어서 11월3일 서태평양 필리핀해 5775m 심해저에서 잠항시험에 성공하였다. 앞으로 해미래를 이용하여 심해 자원을 정밀 탐사하고, 해저에서 일어나고 있는 새로운 사실을 밝힐 것으로 기대된다.

해미래 ROV는 수중에서 인간을 대신하여 작업하는 능력은 뛰어난 반면에 기동성이 떨어진다. AUV는 짧은 시간에 넓은 영역을 사전 조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므로, 해미래와 조화를 이뤄 효율적인 해저 탐사체계를 구현하는데 필요하다.

이를 위하여 해미래 개발 후속사업으로 지능형 자율 무인잠수정을 개발할 예정이다. 해미래 개발을 통하여 심해 잠수정 설계 및 제작 기술뿐만 아니라, 수중 작업, 정밀 항법, 원격 제어, 통신 기술이 개발되었다. 이들은 자율 무인잠수정 개발에 직접 응용된다.

무인잠수정은 해양방위에도 일익을 담당할 수 있다. 바다 속을 누비고 다니는 자율 무인잠수정 편대는 미래 해군의 모습이다. 무인잠수정이 위험한 작전을 대행하고 반복적인 정찰 임무를 정밀하게 수행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수중통신으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지능적인 판단기술과 자율 제어기술이 보강되어야 한다.

해저를 정밀 조사하고 해저지명을 정하는 것은 해양영토를 확보하고 관리하는 시발점이다. 동해의 크고 작은 해저산을 정밀 탐사하여 우리 이름을 붙이는 것은 우리의 주권 확보와 함께 국민적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일이다. 개발기술을 고도화하여 유용한 성과를 올리고 국제 경쟁력이 있는 미래 해양산업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의 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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