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덕기 충남도 역사문화원장 |
전자의 경우는 국가 역사(National history)의 일부분으로서 이를 보충하고 설명하는 부차적인 가치만을 인정하는 경우다. 이는 전통적인 역사학자들에 의하여 지방사 보다는 국가 또는 그 이상의 영역을 다루는 역사가 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이 깊다.
따라서 역사교육에서도 지방사는 국사의 이해를 위한 지역적인 연구사로서의 가치밖에 없는 것으로 간주하였다. 이에 반하여 후자의 경우는 지방사도 국사나 세계사와 대등한 중요성이 있는 것으로 간주하는 경우다.
오늘날 우리는 세계화시대에 살고 있으며 동시에 지방화 시대를 강조하기도 한다. 그리하여 지역적인 것이 가장 국가적인 것이며 국가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논리가 성립되기도 한다.
향토사는 기본적으로 환경적 접근이라고 본다. 이러한 지방사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2차세계 대전후에 영국인 호스킨스(W.G Hoskins) 토오니(R.H.Tawney)등에 의하여 제창되었으며 역사학자들은 고고학적 발굴에 흥미를 가지면서 지방사료의 조사와 활용이 활발하게 되었다. 이러한 경향은 학교교육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따라서 학교의 역사교육과정에는 정치사 중심을 벗어나려는 경제사?사회사?문화사적 측면의 강조와 더불어 지방사도 한 몫을 하게 되었다.
특히「페스타로치」「프로벨」「듀우이」등에 의하여 주장된 사실주의와 확실한 증거에 의한 경험우선의 교육이론은 학생들이 직접으로 접할 수 있는 사물에 의한 학습을 강조하게 되어 지방사가 강조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귀결이었다.
이와 같은 지방사의 중요성과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현재 우리의 역사교육 과정에서는 거의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학교와 지역사회라는 과제는 있으나 지역사회의 자료개발은 매우 취약하다. 이는 지방사를 국사의 아류로 보는 우리 역사학계 및 교육계의 인식의 탓이 크다고 할 것이다.
그 결과로 지방사(향토사)의 연구가 소홀하게 되고 대학에서도 이러한 일을 수행할 수 있는 교사를 양성하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재정적지원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것도 또한 사실이다.
물론 지방사의 자료를 정리.활용하기 위하여서는 많은 시간적·재정적 뒷받침이 따라야 하는데 이에 미치지 못하는 현실이 아쉽다.
그러나 불행중 다행으로 근래에 와서는 지방자치시대가 열리고 향토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각 지역의 문화적 역사적 특성이 강화되기 시작하면서 지방정치 지역경제 향토역사와 향토문화를 제고하면서부터 보다 많은 변화가 일기 시작하게 되었다.
각 지방에서는 시군단위로 향토사 연구 모임이 자생적으로 형성되어 OO지역 향토사연구회가 조직되었고 각 지역마다 군지, 읍면지, 마을지, 연구등을 통하여 향토사 혹은 지방사 연구가 활성화되어 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각 지역마다 도서관, 미술관, 박물관이 경쟁적으로 증가하면서 향토사 연구회가 조직되어 가고 있다.
이러한 역사문화의 모임은 전·현직 교사와 공직자 또는 민간학자들로 구성되고 있으며 이들은 그 지역의 학덕을 갖추고 있는 유지들로서 회비를 각출하여 동호인 친목단체로서 운영하고 있다. 이들 모임은 지방자치단체의 문화예술과나 각 지방문화원에서 부분적인 관심을 베풀어 주고 있는 상태다.
특기할만한 사실은 바로 향토사 연구회원들은 그 지방의 존경받는 향토사가로 열과 성을 다하고 있으며 그 지방의 지성인을 대표하는 문화해설사로서도 소임을 다하고 있다.
오늘날 충청남도의 향토사가들은 충남도와 시군의 지원을 받으면서 충청남도역사문화원과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유지하면서 그 활동무대를 넓혀가고 있음을 밝혀두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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