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예열 대전대 교육개발센터 교수 |
특히 학교를 다니기 어려웠던 부모세대들은 학교에 대한 아련한 생각들이 샘물처럼 솟구치고, 교복 이야기만 나와도 마음 설렘을 어찌할 줄 모른다.
지금도 6·25전쟁이나 특별한 사정으로 마치지 못한 학업을 끝내고 졸업장을 받는다는 소식이 신문지면에 훈훈한 미담으로 알려지는 것만 봐도 그 의미는 색다른 것이다.
그러한 졸업은 새로운 새 세계에 대한 기대와 호기심으로 가득 채워준다. 빛바랜 졸업식장의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와 긴장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부모님이 세상의 온갖 어려움을 가려줄 병풍처럼 둘러서 있는 가운데 뻘쭘하고 전봇대처럼 자세로 꼿꼿하게 서 있는 초등학교 졸업사진에서, 부모님 자리에 그동안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로 바뀐 갖가지 포즈로 세상을 응시하는 중학교의 사진에서, 계란에다 밀가루 세례를 받는 고등학교의 그것에서 묻어나고 있다.
졸업! 그것은 어느 한 단계의 마무리인 동시에 또 다른 단계에로의 시작이자 출발점의 의미를 지닌다. 사람은 모였다가 헤어지는 훈련을 통하여 새로운 세상에 적응하는 경험과 삶의 내공을 쌓아가는 것이다. 우리네 긴 인생의 사이클처럼, 끊임없이 계속되는 뫼비우스의 띠와 같이.
그런데 학교 교육의 총정리판이라 할 수 있는 대학의 졸업생들은 학교라는 온실을 떠나 험난한 파고가 넘실대는 사회에로의 새로운 진입을 놓고 여러모로 사회적 홍역을 치르고 있다. 그 홍역은 졸업을 앞둔 학생들이 세상을 향해 힘차게 내딛을 첫발의 기회를 갖지 못한 것에서 비롯되고 있다.
신문이나 TV에서 전해주는 대학의 취업률 보도에서 그 아찔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다. 설령 취업을 했더라도 평균 입사지원서를 28번이나 썼단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청년층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교를 졸업했거나 중퇴한 청년의 10.2%는 첫 취업에 3년 이상 걸렸다고 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학 졸업식장에는 동기나 교수님을 뵐 면목이 없어 취업 못한 졸업생들은 아예 나타나지도 않는다. 또한 도서관에서 취업을 준비하던 학생도 이 날 만큼은 말 못할 잠행 속으로 빠져든다. 이러한 암담한 현실이 안타깝다.
특히, 올해 대학을 졸업하는 대학생들은 어느 해보다 취업하기가 어려운 시기라고들 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들은 내일의 새 출발을 잘 할 수 있도록 지금의 어려움을 참고 견디어 빈틈없는 준비를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오뚜기처럼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불뚝 일어설 수 있는 힘과 용기를 지녔으면 한다.
영국의 유명한 수상 처칠은 졸업식사에서 “포기하지 마라!”는 첫마디로 시작해서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고 간절하게 부탁한 두 마디의 일화는 지금의 그들에게 던져주는 커다란 메시지가 아닐 수 없다.
간절한 바람 속의 꿈은 꼭 이루어지는 것이다. 또한 포기하지 않는 끈질김에서 새 출발의 힘은 솟구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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