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놀부의 프로세스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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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놀부의 프로세스 전략

  • 승인 2007-02-22 00:00
  • 신문게재 2007-02-23 20면
  • 유제봉 국제로타리 3680지구 전 총재유제봉 국제로타리 3680지구 전 총재
▲ 유제봉 국제로타리 3680지구 전 총재
▲ 유제봉 국제로타리 3680지구 전 총재
전래동화 흥부전에는 심술궂고 아주 나쁜 사람의 표상으로 놀부가 등장한다. 이야기 중에서, 흥부는 제비다리를 고쳐 준 선행으로 인하여 벼락부자가 되었고 놀부는 이러한 흥부의 횡재를 보고 부러워만 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보다 더 큰 부자가 되기 위한 욕심이 발동한다.

때문에 놀부는 흥부의 벼락부자가 된 정보를 낱낱이 입수하고, 그의 성공적 횡재의 요인이었던 제비다리의 사건을 재연하기 위해 그가 행한 대로 제비다리를 일부러 부러뜨려서 고쳐주고는 동생이 받았던 몫과 같은 복을 기다리게 된다.

그러나 놀부는 오히려 충격적인 벌만 받게 된다. 그 후론 지금까지 놀부는 한 번도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한 체 미움만 받아오게 되었다. !

여기서 주목 할 만 한 점은, 놀부는 흥부가 성공하게 된 과정(Process)을 구체적으로 철저히 연구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동생이 취했던 행동을 그대로 실천해 봄으로써 자기 자신도 부자가 되려고 획책했다가 결과적으로는 놀부의 도덕성이 문제가 되어 엄청난 실패를 경험하게 되지만 만일 마음만 착했더라면 놀부는 반드시 부자가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부자가 되고자 노력하는 프로세스만큼은 놀부의 자세를 높이 평가해야 할 것이다. 흥부처럼 형수가 때린 밥주걱에 붙어 있는 밥풀을 떼어먹는다든지 남의 매를 대신 맞는 것으로 양식을 구하는 정도로는 하루하루를 연명하기조차 힘들어진다. 이제는 오히려 놀부의 자세를 본받아야 할 때다. 다만 도덕성을 갖춘 선한 마음가짐으로 말이다.

이와 같이 오늘날의 경영환경에서는 성공사례를 적극적으로 배우고 적용하려는 놀부 같은 자세가 요구된다. 즉, 놀부에게도 배울 만한 가치가 있다는 점이다.

역설적인 이야기 이지만 지금 우리는 놀부에 대해 새롭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의 경영환경은 마치 안개 속을 헤메는듯한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예측불가능하고 불안정 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런 표현만으로는 설명하기가 힘들다.

차라리 불확실성의 시대라고 하는 것이 적절하다. 이처럼 불확실한 환경에서는 모든 경쟁력의 원천이었던 치밀한 계획력이나 경영자원의 배분을 의미하는 전략적 사고는 더 이상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특히 지난날 IMF시대를 경험했던 우리에게는 더욱 그러하다. 이러한 환경을 맞이해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지금 우리에게 요구되는 것은 위기극복능력이다. 다시 말해서 여기서 말하는 위기극복이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한 조직구성원의 대처능력을 말한다. 이는 어떠한 이론적인 근거에서보다는 생체학적 의미가 더욱 강하다.

즉, 변화를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된 상황에서 구체적으로 나타난 변화를 남보다 앞서 수용함으로써 변화로부터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요소를 찾아낸 후, 그것을 소화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노폐물을 신속히 제거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이는 생명체가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원활할 신진대사가 필수적인 것과 같은 원리일 것이다. 앞으로 우리의 미래에는 변화대처능력을 갖춘 준비된 조직만이 생존 가능할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제 기업을 둘러싸고 있는 경영환경은 시대를 거치면서 변화해 가는데 이러한 환경의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는 기업은 성장과 발전이 보장될 것이다. 그러나 변화와는 다른 방향으로 대처하거나 변화나 변신의 속도가 너무 늦으면 한때의 상위권 기업이라 할지라도 순식간에 어려운 처지를 맞게 되는 것이 오늘날 우리 사회의 냉엄한 철칙이라 할 것이다.

국민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지금 대선을 앞두고 선거열풍이 불어 닥칠 시기에 레임덕 현상까지 거론되고 있는 상황에서 성숙된 국민의식이 요구되고 있는 시대적 변화의 몸부림은 어디까지나 국가와 민족의 장래를 위한 보다 현명하고 냉철한 판단력이 절실한 시기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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