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代가 ‘붓’을 들다. 호남필방 가족, 3대 가족서화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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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代가 ‘붓’을 들다. 호남필방 가족, 3대 가족서화展

  • 승인 2007-02-21 00:00
  • 신문게재 2007-02-22 11면
  • 권은남 기자권은남 기자
아버지와 아들, 손자 등 3대(3代)가 마련한 가족 서화전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보기 드문 3대 가족 서화전의 주인공은 중구 대흥동 문화예술의 거리에서 30여 년 동안 호남한지필방을 운영하고 있는 범당(凡堂) 박문양(73)대표의 가족.

24일부터 3월 2일까지 대전 연정국악문화회관 전시실에서 열리는 ‘범당 박문양가족서화전’은 고희를 넘긴 박씨와 부인뿐 아니라 3살배기 손자까지, 호남필방가족은 예외 없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호남필방 가족들의 서화전은 이번이 두 번째.
첫회는 3년 전, 고희(古稀)를 맞은 박대표를 위해 열렸다.

아들 박상욱(34)씨는 “3년전 고희를 맞은 아버지가 ‘잔치보다는 뜻 깊은 일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해 가족들이 머리를 맞대고 궁리한 끝에 가족서화전을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소비자 우선’이라는 신념으로 30여 년간 한자리에서 한지와 집필묵(執筆墨)을 판매하고 있는 호남한지필방은 소비자와 주의사람들의 관심에 대한 보답을 위해 가족서화전을 시도한 것이다.

가족 모두가 30여 년 동안 한지의 부드러움과 그윽한 묵향 속에서 살아 온 터라 서예와 문인화에 남다른 실력을 갖추고 있어 전시회를 여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작품을 전시하는 것 자체가 사람들 앞에서 스스로 발가벗는 것 같고, 서예를 전공하지 않았다는 점으로 인해 가족 전시회를 개최하는데에는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고 한다.

박대표는 “가족 가운데 서예화와 문인화를 전공하고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은 둘째 딸과 며느리 뿐이고 나머지 사람들은 비전공자라서 전시회를 준비하는데 걱정을 많이 했다”고 회상했다.

이 같은 가족들의 걱정과는 달리 1회 전시회는, 가족의 정을 느낄 수 있었다는 호평을 받으며, 그야말로 대박을 터뜨렸다.

박대표는 “터무니없는 작품에 비해 관람객들이 전시회 취지에 매료돼 뜨거운 호응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며 “두 번째 전시회 개최를 독촉(?)하는 관람객들의 격려를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관람객들과 약속을 지키기 위한 두 번째 호남필방가족전시회는 3년 만에 이렇게 마련됐다.
박대표는 한지로 만든 탈을, 부인 최정자씨는 서예, 큰딸 수연씨와 사위 성기영씨는 서예와 채색화, 아들 상욱씨와 며느리 황금자씨는 수묵화와 전각작품을 내놓았다. 3명의 손자도 서예와 그림을 내놓았고 이제 갓 3살이 된 손자 현웅이는 ‘붓 놀이’라는 작품(?)을 출품해 눈길을 끌고 있다.

박대표는 “1회 전시회 때 며느리 뱃속에 있던 손자 현웅이가 이번 전시회에는 붓을 쥐고 논 흔적을 모은 ‘붓 놀이’라는 작품을 출품해 대견스럽다”며 “할아버지와 손자가 70년이란 세월을 뛰어넘고, 가족 모두가 서예와 문인화 등 같은 취미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뿌듯하다”고 말했다.

작품을 통해 가족의 사랑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이번 가족서화전에 대한 기대로 벌써부터 지인들의 축하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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