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대전서 타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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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대전서 타오른다

‘사실주의 희곡 최고봉’ 차범석 작품 배우.스태프 등 지역 연극인 총출동

  • 승인 2007-02-21 00:00
  • 신문게재 2007-02-22 10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23일부터 문화예술의전당 앙상블홀


해방이후 ‘사실주의 희곡의 최고봉’이라는 평을 받아 온 극작가 차범석의 ‘산불’이 대전에서 타오른다.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앙상블홀에서 지피는 ‘산불’은 지난해 7월 창립된 사단법인 한국연극배우협회 대전지회의 정기공연이다. 지역 연극인들이 총출동해 대전 연극의 일치된 힘으로 ‘산불’을 재탄생한 것으로 이번 공연은 의미가 크다.


주인공 점례역을 맞은 이영숙, 규복역의 민병욱, 사월이 역의 남명옥 등 출연진 19명이 모두 극단 앙상블, 새벽 등 대전 지역 극단원들이자 배우협회원들이다.

제작 스태프 역시 연출에 이종국회장을 비롯해 조명감독에 윤진영 우송정보대 교수, 무대미술에 민병구 중부 무대 대표, 음악감독에 구본철 카이스트 교수 등 지역 연극인들로 구성돼 있다.

연극 ‘산불’은 과거 ‘반공극’으로 분류됐던 것처럼 전쟁이나 이데올로기가 개인을 어떻게 망가뜨리는가의 문제를 사실적으로 표출한 작품이다.

극작가 차범석은 무엇보다 ‘산불’로 알려져 있고 이 작품은 한국연극의 주류인 사실주의의 대표작이다.

무대는 6.25전쟁 당시 빨치산들이 출몰하는 지리산 기슭의 산촌. 전쟁으로 인해 대부분 남자들이 죄다 동원되어 여자들만 남아서 힘들고 외로운 삶을 지탱한다.

빨치산 규복이 이 마을에 출몰하면서 조용하던 마을에 파문이 일기 시작한다. 과부 점례는 빨치산에서 탈출해서 마을로 흘러 들어온 규복을 몰래 숨겨주고 그와 사랑을 나누다가 또 다른 과부 사월이에게 이 사실을 들킨다.

사월의 협박에 못 이긴 점례는 규복을 그녀에게 양보한다. 시간이 지나 마을에 정부군이 들어오고 정부군은 공비소탕을 위해 점례네 대밭에 불을 지른다. 대밭에 숨어있던 규복은 그 와중에 죽게되고 임신을 한 사월이도 양잿물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결국 그들의 사랑행각과 인간회복의 노력이 산불로 인해 죽음으로 귀결된다.

이 작품은 빨치산과 국군의 비인간적 적개심을 드러내는 한편 인간의 욕정을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전쟁이 인간을 얼마나 황폐하게 하는가’라는 사회적 주제와 함께 인간의 욕망을 드러내 보임으로써 연극이 마땅히 가져야 할 사회적 담론과 인간에 대한 탐구를 효과적으로 병치했다. 23일 오후 7시30분, 24일 오후 4시`7시, 25일 오후 3시. R석 3만원, S석 2만원, A석 1만원. 문의 610-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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