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세평]신뢰받는 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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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세평]신뢰받는 법관

  • 승인 2007-02-21 00:00
  • 신문게재 2007-02-22 20면
  • 오영권 변호사(대전지방변호사회)오영권 변호사(대전지방변호사회)
우리나라에 근대적 사법제도가 도입된지도 100년이 지났다. 사법부는 현재까지 눈부시게 발전을 하였고, 앞으로도 영원히 발전할 것이다. 사법부에서는 수시로 제도의 개혁을 부르짖으면서 새로운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나, 사법제도를 바라보는 국민의 눈에는 바로 그 제도가 진실로 국민에게 봉사하기 위한 제도가 되리라고 신뢰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우선 분쟁에 관하여, 분쟁해결이 지연되고 국민이 생업에 전념하지 못하고 재판에만 매달려 있게 하면 사법부는 근본적 본분을 상실한 것이고, 이에 따라 국민경제도 피폐해지므로 분쟁을 가능한 한 신속하게 처리해 주되 민사 및 가사 조정제도와 같이 공정성이 보장되면 분쟁을 반드시 법관만이 종결시키게 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또 행정소송 등의 경우에도 조정제도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하고, 모든 사건(형사소송 포함)을 3번씩 심급을 거쳐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형벌권의 행사에 관하여, 사법부의 주인은 법관인 듯이 보일 때가 많이 있고, 형벌권 행사의 기준도 법관의 건전한 상식이 아닌 보통의 일반 국민의 건전한 상식이나 사회적 상당성이어야 한다. 형사소송법에는 상대방을 모함하기 위한 진술이나 증언의 증거능력을 부인하는 전문법칙(傳聞法則)을 규정하고 있으나, 법정에서는 이러한 전문법칙은 무시되고 있다.

또 개인적 법익에 있어서는 피해자의 고소 등이 없으면 처벌하지 못하도록 하여 수사기관에 의하여 전과자를 대량생산하여 국민을 상대로 전과자를 대량생산하는 제도는 재고하여야 하며, 전과에 대한 누범 등 법률적 차별도 재고하여야 한다.

우리에게 맞고 국민을 위한 민주적 사법제도를 자손만대에 물려주어야 하는 일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의무이나, 이러한 사법제도 보다도 더더욱 중요한 것이 바로 사법제도를 운용하는 사람들의 의식의 개혁인 것이다.

법관들이 사건 관련 변호사로부터 향응을 받았다거나 함께 골프를 쳤다 하여 좌천되거나 옷을 벋는 일은 우리나라에도 자주 있는 일이고, 최근에는 뇌물을 받았다고 해서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구속 기소되어 제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사실도 있었다. 그러나 위 부장판사 사건도 법관이 수뢰했다는 점에서는 희귀한 일은 아닙니다.

그런데, 경천동지할 일은 얼마 전에 사법부의 수장이 탈세를 하였다고 매스컴에 크게 보도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더구나, (관료의 상투적 행위로서) 법원행정처는 대법원장이 객관적으로는 세금을 탈루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착오에 의한 탈루였다고 대법원장의 세금 탈루사실을 두둔하고 나왔다. 납세자인 일반 국민은 이를 보고 어떻게 생각할지 민망할 뿐이다.

특히 본인을 더욱 당황하게 한 것은 본인이 최근에 평소 존경하던 후배 법관을 만났는데, 본인에게 “퇴직의 의사”를 표시했다. 그래서 본인은 본인과 같은 사정이었겠지 싶어, “애들 교육비 때문인가요”라고 물었더니, 그 법관은 껄껄 웃으면서 “애들 교육을 다 마쳤기 때문에 교육비가 필요 없으나, 법관으로서 자리를 지키고 앉아 있기가 부끄러워서 퇴직하기로 결심했습니다”라고 대답하였다.

좋은 사법제도 보다도 먼저 법관이 국민의 신뢰받고 있고 법관이 국민에게 부끄럽지 않고 떳떳하게 판결을 하는 국가가 되어야 법관의 신뢰가 회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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