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얼짱 개미에 얽힌 우화’였다.
그 줄거리를 대략적으로 살펴보면, 개미사회에서 속칭 얼짱, 몸짱으로 소문난 개미 한 마리가 살고 있었다.
이 개미는 다른 개미들이 얼짱이라고 추켜 세워주는 바람에 자신이 개미라는 본분을 망각한 체, 이 세상에서 자신을 당해낼 짐승이란 한 마리도 없는 줄 알고 있었다. 마취에 취했어도 한참 취한 미치광이에 가까운 존재였다.
예의 그 얼짱 개미, 나름대로 몸도 만들 겸, 또 세간에 알려진 대로 자신의 건강함도 무리에게 과시하기 위해 등산에 열중하고 있었다.
어느 여름날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가운데 땀을 뻘뻘 흘리며 높디높은 산을 향해 나아가는데 어디선가 소란스럽게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걸음을 멈추고서 가만히 엿들어보니, “아유, 저 근육 좀 봐. 저 몸매라면 우리 개미사회뿐만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짐승사회에서도 당해낼 동물이 없겠는걸. 그리고 또 얼굴은 얼마나 핸섬하냐? 우리의 지도자로 손색이 없겠는걸”, 정말로 달콤하기 그지없는 내용이었다.
“그러면 그렇지, 나만한 짐승은 이 세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걸. 내가 바로 왕 중의 왕이야” 자신이 개미인 본분을 잃어버린 체 백수의 왕이라고 쾌재를 부르며 나아가고 있었다. 바로 그때였다.
어디선가 청천벽력같은 소리가 들려오는데 “어느 놈이야! 이렇게 간질이는 게. 어, 개미새끼잖아. 야 임마. 바로 꺼져. 잘못하면 넌 죽는 수가 있어”하는게 아닌가.
얼짱 개미가 한창 등산한다며 기어오르고 있었던 것이 알고 보니 산이 아니고 수풀 속에서 낮잠을 즐기던 코끼리였던 것이다. 배를 타고 오를 때까진 모르고 있던 코끼리가 귀밑을 지나가자 간지럼을 느끼고 낮잠을 깬 것이었다. 그러나 이 같은 경고를 받은 얼짱 개미.
가만히 생각해보니 개미사회에선 자신이 최고라고 자랑했었는데, 코끼리의 한마디에 속절없이 물러간다는 것이 영 자존심 구기는 일이 아니었다.
다음 일이야 어떻게 되든 모르겠다.
여기서 한방 먹여야겠다라고 판단한 개미 왈, “까불지마, 이 코끼리야! 목덜미를 꽉 깨물어 네 숨통을 단숨에 끊어 버릴 테니깐 말야”라며 냅다 소리를 질렀다.
마침 그때 그곳을 날던 하루살이 한 마리가 이 상황을 지켜보더니 하는 말이, “저것들이 지금 뭐하는 짓거리들이야!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고 있네”하더라는 것이다.
이상이 ‘얼짱개미에 얽힌 우화’였다.
설교 내용의 본말이야 ‘본분을 지키는 성도’였지만, 이 설교 말씀의 도입부야말로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정치판과 어쩌면 그렇게도 모양새가 같은지, 그리고 여`야의 정치지도자들이 걷고 있는 행태와 비슷한 지 서글픈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여론이나 국민의 힘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거대한 동력을 갖고 있다.
비단 잠시 외면하고 있거나 오늘 쉬고 있다고 해서 결코 개미의 힘에 짓밟힌다던지 굴복하고 있는 코끼리는 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때문에 자기도취에 빠져있는 얼짱 개미의 힘을 두려워해서도 안 되며 또한 얼짱 개미라고 해서 자신의 힘에 대해 과신하지 말며 더구나 자신의 목숨과 직결돼 있는 문제라면 만용을 접어야할 일이다.
하루살이가 외친 “이것들…”이라는 말을 깊이 음미해야한다.
본분을 잊지 말고 살아가야 한다는 ‘얼짱 개미의 우화’가 던져주는 교훈을 음미하면서, 이 우화를 읽는 정치지도자 중 단 한명이라도 가슴 섬뜩함을 느낀다면 더 이상 바람이 없다는 게 필자만의 착각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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