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창우 대전시 한의사회장 |
개인당 소유하고 있는 농지의 면적은 외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그 규모가 작고, 농촌인구의 고령화는 점차 그 속도를 더하고 있으며, 거기에 농촌의 젊은 사람들은 신부감을 구할 길이 없어 가정마저 꾸리지 못할 정도라 하니 그 심각성이 도를 넘은 듯 하다.
가까운 일본의 농촌에서 신부를 외국에서 들여온다는 얘기를 접한 것이 불과 얼마 전으로 남의 일로만 여겨왔는데, 그것이 지금 우리 농촌에서 너무나 쉽게 찾아볼 수 있다고 하니 참으로 묘한 감정을 갖게 된다.
실제로 재작년 한 해만 살펴보아도 한국으로 시집을 온 외국 여성이 3만 명을 넘었다고 하는데, 그 해에 결혼한 부부 열 쌍 가운데 하나에 해당하는 수치라 하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이 숫자는 외국남성과 한국여성이 결혼한 것을 포함하지 않은 것이라 하는데, 그 수의 대다수가 국제결혼 중개업체들에 의하여 농촌지역의 총각들과 맺어진 결혼이라고 한다. 농촌의 어려움으로 인하여 외국신부의 상승세는 당분간 꺾이지 않을 전망이며, 사회문제 또한 더욱 많아지리라 예상되고 있다.
결혼이 늘어나면서 이혼의 숫자도 2003년 583건이던 것이, 2004년 1611건, 2005년 2444건으로 이혼으로 인한 결손가정이 빠르게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결혼을 유지하고 있는 가정에서도 2세로 태어난 아이들은 엄마의 한국어 소통능력의 부족으로 자연히 학습능력이 떨어지게 되고, 이런 까닭에 학교에서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는 등 한국인으로서 동질감을 이루어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다.
또 혼혈인에 대한 편견이 줄어들지 않고 있어 상대로부터 적대감을 형성시키고 있으며, 가족들로부터 당하는 폭력 및 학대 등으로 가출하는 여성의 수가 나날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한다. 국가를 포함한 국민 모두가 이 문제에 대하여 적극적인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치유될 수 없는 사회적 문제로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라는 사실에 귀를 기울였으면 한다. 이제라도 정부가 앞장 서서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자세를 보여주었으면 한다.
좋은 예로 일본에서는 농촌총각들의 국제결혼을 위해 공무원들이 외국의 현지를 찾아가 예비신부들의 출생부터 성장과정은 물론이며, 건강, 학업, 성품, 가족관계 등 취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세세하게 파악하고, 이를 근거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여 결혼을 주선하고 있으며, 결혼 후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자기네 사회의 구성원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한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이와 반대로 모든 것을 민간에 맡겨놓은 채 팔짱만 끼고 구경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못 궁금하다.
얼마 전 유럽에서 이슬람계 청년들의 폭력사태가 장기적으로 이어져 많은 우려를 낳은 바가 있다. 함께 살면서도 단지 피부색과 생김새가 다르다는 이유로 멸시와 반목이 이어진다면, 어떠한 일이 벌어질 지를 일러준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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