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거리 화랑이 떠난다. 8년 동안 절반 감소... 대훈서적도 이전. 비싼 임대료 감당 못 해 할 수 없이 폐쇄... 대전 중구 비용보조 법적근거 마련해야...”
둔산, 노은지구에 이어 서남부권 개발로 이어지는 한밭의 거주지 분화를 생각할 때, 왜 ‘문화의거리`는 여전히 그곳일까? 중구 문화예술의 거리를 자랑스러워하는 지역주민은 과연 얼마나 될까? 어디에도 설명이 없다. 그런데 대전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인 시립미술관과 대전예술의전당은 그곳에서 반대편인 서구 만년동에 있다. 뭔가 잘못 돼 가고 있다.
“화랑은 예술작품을 전시하도록 공간을 임대하는 부동산임대 업종으로 분류하는데 조례상 임대료를 지원할 근거가 없다”는 담당공무원의 설명에는 말문이 딱 막힌다. 화랑이 사회 구성원들의 감성과 창의력이 발현되고 교류되는 공간이라는 생각은 찾을 수 없다. 더군다나 화랑 임대료 지원이 안 되는 이유가 ‘원도심활성화조례` 때문이라니 어이가 없다.
아쉬움은 바로 여기에 있다. 문화예술 거리의 필요성과 역사성 등에 대한 지역 주민과 담당공무원, 그리고 문화예술인 간의 소통과 연대가 있었다면? 화랑 및 문화관련 시설 담당자들의 적극적인 홍보와 법적·제도적 지원 대책이 마련되어 있었다면 이런 비극은 없지 않았을까.
경관과 경관교육을 생각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곳은 감성과 창의성이 발휘되고 표현되며 교류되는 문화 공간적 환경, 즉 경관이라고 하고 이것을 어릴 때부터 심어주는 과정을 경관교육이라 한다.
우리는 자신의 취향과 성격, 철학, 그리고 활동의 편리성 등을 따져 주거 공간을 손질한다. 그런데 내가 몸담고 있고 매일 숨 쉬는 우리 마을, 자치구, 나아가 대전시 공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생각을 할까? 우리들 대부분은 시장이나 도시계획 전문가 등이 알아서 잘하겠지 하고 구경만 해 왔다.
경관교육이 꿈꾸는 대전 3대 생태하천 만들기를 생각해 본다.
각 하천마다 10개 정도의 구간을 설정하고 각 구간에 살고 있는 인근 지역주민에게 마을 하천에 얽힌 전설과 옛이야기를 모은다. 이 이야기를 모티브로 자연하천 생태계와 어울리는 공간 만들기를 제안한다. 마을 하천 살리기를 통한 주민의 자생적 하나 되기 운동을 관청이 적극적인 행·재정적 지원을 통해 돕는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릴 때부터 경관의 중요성을 알리는 일이다. 하천 근처의 초·중·고등학교에서 범교과 시간을 활용하여 내 마을 가꾸기 시간을 갖는 게 필요하다.
이때 경관교육은 기존의 교육과는 달리 공간이라는 소재를 다루는 것이기 때문에 여러 교과가 협력해야 한다. 역사, 국어, 미술, 지리, 사회, 과학, 음악 등 가능한 교과가 횡적으로 결합되어야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답은 하나가 아니고 여럿이며, 누구나 힘을 합쳐 답을 찾아낼 수 있다. 공간은 삶의 표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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