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효율보다 형평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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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효율보다 형평의 선택

  • 승인 2007-02-11 00:00
  • 신문게재 2007-02-12 21면
  • 정재호 목원대 금융보험부동산학과 교수정재호 목원대 금융보험부동산학과 교수
정부는 그동안 논란이 되었던 하이닉스 반도체공장증설을 경기도 이천 대신에 충북 청주로 결정했다. 상수원보호와 수도권 개발 규제 및 국가균형발전이 이러한 결정의 배경이다. 규제를 풀어서 국가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과 수도권 과밀로 국토의 균형발전을 저해한다는 주장 속에서 고민하던 정부가 효율보다는 형평의 손을 들었다.

이러한 결정이후에도 요즈음 일각에서 현재 경기 침체를 살리기 위해 수도권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와 함께 경기도 이천공장 증설을 해야 한다는 요구가 만만치 않다. 수도권 여야 국회의원 28명은 이천공장 증설 허용을 위한 수질환경보전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이닉스측은 중국으로 본사를 이전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물론 반도체 등 첨단업종에 대한 인력 확보와 물류흐름에서 수도권에 위치해야 기업입장에서 단기적으로는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효율을 앞세운 성장이 최우선의 목표가 되었던 우리의 현실을 돌이켜보자. 우리나라 수도권의 면적은 전 국토의 11.8%에 불과하지만 수도권 인구는 전체 인구의 46.7%가 집중되어 있다. 행정기관의 85%, 의료시설의 47.5%가 수도권에 몰려있다. 또한 올해 우리나라 국가 R&D 예산 73.8%와 산업 기술 인력의 62%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수도권의 금융기관 여신은 62.8%인 반면 기타 지방은 37.2%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방조성을 위한 자금마저도 수도권으로 유출되고 있다. 주택청약통장가입자의 70%이상 수도권 집중, 심지어 지방연고였던 프로야구단도 수도권과 서울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듯 불균형을 통한 수도권과 기타 지방의 양극화 현상은 극도에 있다. 국가균형발전을 공약을 내세웠던 참여정부마저도 실제로는 수도권집중을 심화시키고 있다. 2003년 이래 경기도 파주에 엘지필립스 LCD공장 신축을 허용하는 등 국내 대기업들의 첨단공장 신·증설을 허용하였다.

뿐만 아니라 부동산가격안정을 명목으로 수도권에 신규 주택공급량이 이전보다도 훨씬 커지고 있다. 심지어 이를 위해 자연보호권역 내 택지규제 완화,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등을 서슴지 않고 진행하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지난주 정부는 기업의 지방이전을 촉진하는 2단계 국가균형발전전략을 발표했다. 지방에 이전하는 기업들의 법인세 감면 비율확대, 임대산단 공급확대, 도시개발권 보장, 고용보조금지급, 총책출자제한제도의 예외인정 등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인센티브로 기업들의 지방이전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수도권의 공동화, 국가경쟁력 약화 등의 부정적인 면을 운운하고 있다. 이것은 그동안 참여정부의 현실을 반영한 정책 마련 미흡과 일관성없는 정책으로 인한 신뢰가 무너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기업들의 지방이전 기피원인을 제대로 파악하여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앞서야 할 것이다. 또한 인구와 부, 금융자산과 자금운영의 수도권집중을 막고 실질적인 지방 발전에 총력을 기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수도권을 규제하는 것은 글로벌 경쟁시대에 역행할 수 있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기존 수도권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도 함께 기우려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튼튼한 심장을 가진 가슴을 집중으로 키워왔다면 이제는 몸 전체를 골고루 키워야 한다. 우리의 몸이 균형 있는 성장을 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각 지역도 균형 있게 성장해야 할 것이다.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해소와 국가균형발전의 기조유지를 통해 균형있는 성장이 국가경제를 건실하고 꾸준한 발전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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