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민구 대표 |
이 같은 움직임은 뒤집어보면 예술영화관이 위기를 맞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대전에도 지난해 4월 예술영화관 아트시네마가 문을 열었다. 대전의 상황은 어떨까.
강민구 대전아트시네마 대표(39)를 만난 4일, 프로축구 인천유나이티드 팀을 주인공으로 한 다큐멘터리 ‘비상’이 상영되고 있었다. 서울 관객들의 반응이 꽤 좋았던 영화이고 또 일요일이었음에도 객석은 10여 석 정도만 차 있었다.
“처음이라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런데 성적표를 뽑아보니 기대 이상이더라. 연말까지 5000명 정도면 성공이라고 생각했는데 6500명 넘게 다녀갔다. 시작치고는 나쁘지 않다.”
-아트시네마는 어떤 공간인가.
“영화는 단순히 소비되는 일회성 상품이 아닌 다양한 가능성을 가진 문화다. 시간이 지나 미적 예술적 재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다시 보여줘야 하고, 새로운 관객과 접속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아트시네마같은 시설이 있어야 옛날 영화들이 다시 생명을 얻고, 영화를 발견하고 좋아하게 되는 최초의 흥분을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또 젊은 학도들이 영화를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교육의 장이 이 곳이다.”
-10개월간 운영해보니 어떤 어려움이 가장 크던가.
“경제적 어려움이 크다. 좀 더 많은 사회적 관심과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 지금은 힘들게 가고 있는 상황이다. 모든 것이 시장의 논리로 재단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분명 우리는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다. 예술영화전용관은 지금 받고 있는 것보다 훨씬 많은 관심과 지원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직원들에게 미안하다.”
강 대표는 영화를 즐기다 영화에 빠져버린 씨네필이다. ‘씨네마떼끄 1895’를 구성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좋은 영화보기를 꾸준히 권해왔다. 그는 힘은 들지만 “내가 보고 싶은 영화를 여러 사람과 함께 볼 수 있어 좋다”는, 지극히 시네필다운 즐거움으로 아트시네마를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물론 국가나 시나 기업이 도움을 준다면 좋다. 그러면 관객은 청소비만 내고 영화를 보고 극장도 안정적인 운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공동체 극장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시민이 운영하는 극장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시민이 회원이 되고 매달 일정 금액의 회비를 낸다면 가능하다. 회원들은 자신들이 보고 싶은 영화를 선택할 수 있고 운영도 안정을 찾게 될 테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 아닌가.”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대전아트시네마를 찾아 영화를 봐달라는 말을 하고 싶다. 대중적이고 상업적인 코드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각, 새로운 경험과 만날 수 있다. 중 고교생들에게는 상상력을 길러주는 최고의 학교다. 미래에 대한 투자라 해도 좋다. 올해는 특히 애니메이션을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디즈니나 일본의 재패니메이션이 아닌 다양한 나라의 것을 소개할 생각이다. ‘상상력의 바다’에 푹 빠지게 될 테니 기대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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