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종구 엔씨엔뉴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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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출사표를 던진 대전시장과 충남도지사를 비롯한 전국의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지방의원에 출마했던 대부분의 후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지역경제 회생 또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다.
박성효 대전시장의 경우 제1의 모토로 ‘경제 시장’을 주창했고, 이완구 충남지사는 ‘한국의 중심, 강한 충남’을 부르짖으며 새로운 지역경제도약을 약속했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는 반증이자 어느 곳을 막론하고 지역경제가 힘겹다는 얘기다.
그리고 지역민들과 나아가 우리 국민 모두가 경제성장에 대한 바람과 기대가 크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역경제가 살아야 나라경제가 살고, 지역경제 회생은 곧 지역민들의 일자리가 생기고 돈벌이가 나아지며 배고픔을 면하고 생활의 여유를 되찾을 수 있다는 희망, 그것은 오늘을 살아가는 지역민들의 한결같은 염원이다.
다행히 우리 지역에서 당선된 많은 사람들은 주민들의 이같은 바람과 염원을 외면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되는 바가 크다.
박성효 대전시장은 며칠 전 베트남을 방문해서 상호교류협력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이완구 충남도지사는 서천군민들의 숙원사업인 장항국가산업단지의 조속한 착공을 위해 대통령과도 한판 대결을 불사할 태세다. 자금의 역외유출을 막기 위해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대전과 충남겫舅?힘을 합쳐 공동의 경제발전을 달성하기 위한 상호협약도 체결했다. 당초의 의지와 구상대로 일들이 풀어진다면 몇 년 뒤 지역경제의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내 생각대로, 마음먹은 대로 풀리지 않는 것이 세상사가 아니던가. 사실 ‘지역경제 활성화’란 말처럼 오랜 생명력(?)을 갖고 있는 것도 드물다. 몇 년 전에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외쳤었고 10년 전에도 그랬고, 20년 전에도 유행어였다. 선거 때만 되면 너도 나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내세웠다.
그렇지만 20년 전이나 10년 전이나 지난 해나, 지역민들이 느끼는 지역경제는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물론 20년 전보다 대전의 외형은 몰라보게 달라졌다. 충남도 20년 전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을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만하다. 그러나 외형과 달리 내용은 여전히 빈약하고 어렵다. 지역민들은 오히려 지금이 더 살기 어렵다고 하소연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외연 확대보다 내용을 채워야 한다. 실사구시의 기본에 입각하여 전략적인 마인드로 재무장하고 추진전략을 재검토해야 한다. 지역간의 경쟁에서 한 발 앞서나가기 위한 발상의 전환도 요구된다.
우물안 개구리식으로 방구석에만 틀어박혀 안주할 것이 아니라 해외로 눈을 돌리고, 국내 기업은 물론 외국의 연구소와 기업, 투자자들을 끌어들여야 한다. 국내외의 성공사례들을 점검해 벤치마킹하는 것도 필요하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 하지 않던가. 아울러 구상만 하다 실기(失機)해 정작 일도 못해보고 끝나는 우(愚)를 범해서는 안된다.
말로만 지역경제 회생을 외치고 전시행정이라 지탄받아 온 과거의 잘못된 행태는 단호하게 배척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고난에 지친 지역민들은 더 이상 참고 기다릴 수 있는 여유있는 상황이 아니다. 구체적인 실천안들이 나와야 한다. 탁상공론은 더 이상 안된다.
프랑스의 계몽사상가 볼테르의 대표작 ‘캉디드’에 나오는 “지금은 한담이나 할 때가 아니라 밭갈이 할 때”라는 구절을 명심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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