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까지 보면 딱 미스터리 스릴러다. 하지만 정작 영화를 이끌고 가는 건 우디 앨런식 수다다. 더듬거리는 말투의 우디 앨런과 이를 구박하는 스칼렛 요한슨의 티격태격 스크루볼 코미디(재치 있는 대사를 주고받는 코미디)가 중심. 가볍고 쉽고 유쾌하다.
우리 앨런의 팬이라면 그가 조연으로 물러났다고 섭섭해 할 필요는 없다. 스칼렛 요한슨이 있다. 그동안 주로 예쁘고 고혹적인 역을 해왔던 그녀는 이 영화에서 커다란 자전거 안경을 쓰고 쉴 새 없이 조잘거린다. 마치 우디 앨런의 여성버전을 보는 듯하다.
그래도 가장 사랑스런 인물은 “전 유대교 가정에서 태어났어요. 근데 커 가면서 나르시시즘으로 개종했어요”라고 엉뚱한 말장난을 천연덕스럽게 해대는 귀여운 할아버지, 우디 앨런이다.
우디 앨런의 웃음이 왜 지적이고 격이 높다는 소리를 듣는지. 궁금하고 알고 싶은 사람이라면 놓치지 마시라. 12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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