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니뇨의 영향으로 유난히 따듯한 겨울, 강원영동지역의 13일에 걸친 건조특보로 대표되는 겨울가뭄등 기상이변에 덧붙여 1월 20일 강원도에 발생하여 온 국민을 놀라게 한 규모 4.8의 오대산지진까지 우리 삶의 터전인 대자연은 우리에게 쉴 틈을 주지 않고 있다.
실제로 대전과 충청지역의 올해 1월 평균기온은 평년보다 2~3℃ 높은 기온을 보였지만, 작년 12월 29일 전후해서는 최저기온이 영하 10도이하로 내려가는 등의 기습한파도 있어 기온의 등락이 심하였다.
이러한 이상기상은 우리에게 자연재해라는 결과물을 안겨 주게 되는데 겨울철의 대표적 자연재해는 역시 대설로 인한 피해일 것이다.
대설은 발달한 저기압의 영향을 받거나, 찬 대륙고기압이 우리나라 쪽으로 확장할 때 발생하는데, 올 겨울은 다른 해에 비해 대륙고기압이 발달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주기적인 기압골의 통과로 눈이 내리고 있다.
기압골 통과로 인한 대설은 2004년 3월 5일 대설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는데, 이와 같은 대설 유형은 수백 ㎞ 이하의 중·소규모로 분류된다. 이러한 중·소규모의 대설에 대한 예측은 현재 과학의 예보기술상 한계 상황으로 인식된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단시간에 막대한 피해를 주는 중·소규모현상의 예보 한계를 극복하고자 막대한 연구비를 투입하고 첨단 장비로 대처하고 있으나 아직은 역부족인 상황이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대설 특보를 발표해도 우리나라처럼 상세한 예상 적설량을 발표하지 않는 이유도 소·중규모 적설량 예측이 그만큼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대설주의보 기준인 적설 5cm는 눈의 성질에 따라 다르나 대략 강수량으로 환산하면 약 5mm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비로 되어 내리는 강우량에서 5mm는 예측 오차범위에 든다고 할 수 있는 적은 양이다.
기상학에서 적설은 강수량의 또 다른 표현이므로 적설량은 강수량에 비해 10배의 정밀함으로 예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다. 즉, 현재의 예보기술로는 어느 지역에 대설의 발달 가능성 여부 정도는 예측할 수 있으나 정확히 언제, 어디에, 어느 정도의 대설을 가져올 것인지 까지는 조기 예측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우리들은 대기과학에 대한 끝없는 탐구와 그 결과를 적용한 수치예보모델의 개발에 전력을 기울여 자료의 생산시간은 더욱 단축되는 한편, 새롭고 상세한 한국형수치모델이 개발되고, 이를 바탕으로 정량적이고 시·공간적으로 상세한 예보인 ‘디지털예보` 생산을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
인간이 신이 아닌 이상 대설 예측에 대한 과학적 한계는 상존하지만, 대설예측 오차를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하여 기상청은 ‘최적의 기상정보 생산으로 최고의 고객만족도 실현`을 올해 목표로 설정하여 열심히 뛰고 있다.
최적의 기상정보는 최신의 기상정보이다. 기상정보는 수집된 자료를 바탕으로 과학적 분석에 의해 생산되는 것이므로 국민들은 기상정보를 이해하고 신뢰하며 항상 최신의 기상정보에 귀 기울여야 나와 가족을 기상재해로부터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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