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만철 공주대 자연과학대학장 |
지진의 규모는 1등급 증가할 때마다 땅의 흔들림은 10배가 강하며 땅속에서 배출된 에너지는 30배가 증가하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다시 말하면 규모 5의 지진 1건이 규모 4의 지진 10건과 같으며, 규모 3의 지진 100건이 발생한 효과와 같은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78년에 홍성에서 규모 5의 지진이 발생하여 부상 2명과 건물 118동에 파손을 일으켰다.
전 세계적으로 1년에 관측되는 지진만 대략 50만 건이 발생하는데 이중 10만 건 정도의 지진이 느낄 수 있는 지진이고, 약 100건 정도의 지진이 피해를 가져오는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1년에 약 40여건의 지진이 관측되고 있는데 그 빈도가 날로 증가하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004년 한 해 동안 지진에 의한 사망자수가 전 세계적으로 28만4천명으로 집계되어 최근 들어 가장 많았던 해로 인식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지진사망자가 가장 많았던 것은 1556년 중국 산서성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약 83만 명이 죽었으며,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76년에는 비행기로 불과 1시간거리에 있는 중국 천진 부근의 당산에서 규모 7.6의 지진이 발생하였는데, 당시 중국이 공산주의 폐쇄사회이었기 때문에 정보교류가 되지 않아 통계가 불확실하지만 25만 내지 80만 명이 죽은 것으로 미국지질조사국은 추산하고 있다.
이러한 엄청난 사망피해자를 낸 당산지진을 일으킨 원인은 중국 동북부지역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탄루 단층의 영향으로 우리나라의 서해까지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단층이다.
이와 같이 지진은 대부분 단층대에서 발생한다. 미국에서 지진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역은 캘리포니아주인데 남북으로 길게 발달된 산안드레아 단층대에서 많은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 산안드레아 단층을 따라 지반이 1년에 5.6 cm 이동하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는데, 이는 우리 몸에 있는 손톱이 성장하는 속도와 비슷하다. 단층대에 미치는 스트레스가 암석 속에 계속 축적되다가 암석이 더 이상 스트레스를 견디기 어려울 때 파열이 일어나 지진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사람도 마찬가지로 계속 스트레스를 받으면 언젠가 폭발할 날이 있듯이 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경상도 지역의 양산단층대와 울산단층대를 따라 발생하는 지진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그 지역에 원자력 발전소들이 다수 있으며 또한 최근에는 경주지역에 핵폐기물 시설과 핵 실험시설들이 유치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국민 모두가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지진이 발생하면 보통 영화에서 나오는 장면처럼 땅이 쩍 갈라지고 그곳으로 건물과 사람들이 통째로 매몰되는 이러한 장면은 실제로 일어나지 않는다. 지진이 일어나면 실제로 건물붕괴와 전기 및 가스시설의 파괴에 의한 화재 발생으로 대부분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전국의 철도와 교량 중 15%, 지하철의 경우 3.6% 정도만 내진 설계가 되어 있는 상황인 만큼 정부는 지진발생시 피해의 상황을 정확히 예측진단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여야 하는 바, 지진대비는 건설, 통신, 전기, 상하수도 및 가스시설, 방재, 응급구조 분야 등 심지어 박물관까지 그야말로 전 방위적으로 구축되어야 한다. 그동안 큰 지진피해 없이 지내온 우리나라는 지진에 대한 대비책이 몹시 부족한 실정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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