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업계에 따르면 1·11 대책으로 직격탄을 맞은 계룡, 금성백조, 운암건설 등이 당초 예정했던 국내 주택시장 참여를 원점으로 되돌리고 시장성이 좋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는 중동, 동남아, 러시아 등지로 향하고 있다.
지역 업체들은 아직 경험이 많지 않아 해외시장 진출이 쉽지만은 않다. 대형건설업체들은 그동안 플랜트를 중심으로 활발한 진출 노하우가 있는 반면 지역 업체들은 시장 조사에도 애를 먹을 정도의 걸음마 단계다.
지난 2005년 러시아 하바로브스키에 주상복합 건물 신축에 나선 계룡건설은 올부터 터파키 공사가 한창이다. 계룡은 러시아 진출을 교두보로 해외 주택 시장의 성공 가능성 여부를 타진하고 있다. 이 회사는 국내 주택 시장이 어렵자,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중동의 두바이나 동남아 쪽으로도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금성백조도 올해 경기도 일대에서 1000여대 세대의 아파트 공급을 계획했으나 `1·11 대책` 후 사업 추진을 일단 잠정 중단시켰다.
민간아파트 원가 공개, 분양가 상한제 등의 악재가 적용되면 아파트를 공급하더라도 예전 만큼의 수지타산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금성백조는 인도네시아 빈탄 쪽에 마땅한 사업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회사 핵심관계자가 지난주 시장 조사에 직접 나섰다. 지역 시장이 좁고 국내 건설 환경이 갈수록 열악해지면서 주택 시장에서 `떼돈`을 벌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운암건설도 베트남 쪽의 아파트 건설 사업성 여부를 내부적으로 타진하고 있다.
아직 가시화된 것은 아니지만 국내 주택 시장에서 경쟁보다는 한참 경제성장의 가도를 걷고 있는 베트남, 카자흐스탄 등 동남아 시장이 좋다는 분석이 많이 나오고 있는 점을 중시하고 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인건비도 저렴하고 땅 값, 아파트 공급 시장의 영역도 넓은 것도 지역 건설업체가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로 해석된다.
이들 업체들은 국내에선 BTL(Build-Transfer-Lease) 사업에도 참여하는 전략도 구사하고 있다.
민간 개발 방식의 일환인 이 사업은 학교 신축, 하수관거 사업 등 그래도 굵직한 프로젝트가 상당수에 달하고 있다.
25일 접수가 마감되는 대전시 하수관거 BTL 사업은 1000억원 규모로 계룡건설, 금성백조, 운암건설 등이 대형 건설업체들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 치열한 수주전이 벌어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주택 시장에서 경쟁를 벌이기 보다는 동남아 시장이나 BTL 사업쪽으로 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노하우가 많지 않아 염려되는 부분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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