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재홍 시인 |
407여 년 전에도 첨예한 현실정치의 온상지였던 당쟁 속에서 영호남을 아우르는 대안의 예가 있었다는 것은 참으로 오늘 날 현실 정치의 실정에 시사하는 바가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지역대학에 충청학 연구소에서 주관하고 대전광역시에서 후원하여 열린 어은공 오국헌 선생탄신 407주년 기념 학술 대회는 이시대의 위정자들에게 작은 선례가 되기에 충분한 자리였다.
어은 선생은 조선예학의 태두인 사계 김장생의 문인으로서 이 고장 대표적인 명현인 우암송시열 동춘당 송준길과 깊이 교우한 기호계의 숨은 거목이지만 평생 벼슬에 나아가지 않고 후학의 양성에 진력하고 호서와 영남의 조화로운 학맥과 학풍의 조성에 남다른 기여를 한 유현 어은공 오국헌 이다.
과거나 현재의 현실정치의 쟁점인 영호남의 화합은 禮에서 시작해서 풀지 않으면 어렵다는 것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모습이 작금의 진보니 보수니 주장하는 학자는 물론 정치 사회 문화의 논객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예는 무엇인가 ? 개인적 윤리와 사회적 윤리의 화합이 이루어지고 배려가 공공의 선이 될 때 학연 지연 혈연을 동원한 우리사회의 줄 대기는 필요 없어지게 될 것이다. 새해 벽두부터 대선이라는 큰 행사를 앞두고 시절이 어수선 하다고들 한다. 말과 말이 분분하여 날마다 보도의 일면을 차지하는 저마다의 나라 사랑은 다양한 방송과 지면을 통하여 유력 인사들의 인터뷰가 실리곤 한다.
그런데 어느 한사람 자신의 부족함을 토하고 국민과 의논하고 고민하고 함께하여 ‘공공의 선’을 이루려고 하는 이는 하나도 없다 오직 자신만이 ‘대안’이라고들 하는데 식상하지 않는 국민은 없다. 즉 그러한 공해에 가까운 모습들은 국민들에게는 ‘그러려니 ’하며 지나치거나 뉴스를 피해 채널을 돌리기가 부지기수란 의견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부정적인 사회적 논의를 개선하는 사회적 통합의 시발점은‘ 우리 전통 문화의 인식 개선 사업’이 우선이다. 위정자들의 지행합일(知行合一)이 정치 사회 문화자체의 제도적 개선의 대안제시가 됨은 물론 국민의 의식개혁의 단초를 제공한다. 그 후에 비로소 교육과 홍보를 통한 사회적 열정이 사회 대 통합으로 발현되는 것이다. ‘진리는 가르치는 게 아니라 가리키는 것이라 ’며 씁쓸하게 웃던 어느 교수님이 생각난다.
관은 하드웨어가 되고 민은 소프트웨어가 되어 ‘공공의 선’을 위한 사회적 열정으로 하나 되어 교육과 홍보의 지속성을 통한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하는 모습이야 말로 밝은 미래의 한 획을 이루게 됨을 모르는 이는 없을 것이다. 단지 자신의 선 자리의 이익이 사회적 이익에 앞서기 때문에 불협화음이 나온 것뿐이다. 천라지망 같은 우리사회의 여러 가지 연(緣)은 극도의 사회적 현실을 왜곡하여 비리를 양산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것을 국민대다수는 묵계처럼 수긍하는 분위기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우리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이 문제의 해결의 핵심은 결국 인식과 배려의 사회적 확산이다. 인식의 차이는 나 아니면 안 된다는 문제이고 배려의 차이는 차별화가 곧 상대방의 비방이 아닌 장점을 드러내주고 자신의 진보적 대안제시가 서로 국가적 이익에 합당하다는 것을 설득하는 것이다 모두 옳다고 한다면? 그것은 투표를 통한 국민의 고유한 주권을 통하여 행사되어 ‘최선의 선’이 선택되어진다는 것이다.
새해의 눈이 온 세상을 덮는다. 위정자의 후덕함이 세상을 따스하게 감싸는 한 해를 바라며 국민들은 ‘올해의 선택’은 늘 합의된 ‘최선의 선’이 되었으면 한다. 승복과 화합이 가득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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