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으로 손실된 생산물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지역 협력업체들 역시 특근과 야근은 물론 인건비 상승까지 겹칠 것으로 보여 협력사들이 한동안 파업 후유증에 시달릴 전망이다.
현대차 사측과 노조측은 17일 정상조업을 합의했다. 합의 조건에는 파업으로 손실된 생산물량을 만회해야 미지급된 성과급 50%를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협력업체에 비상이 걸린 것도 이 때문이다.
파업기간동안 적잖은 피해를 봤던 협력사 입장에서는 대환영하고 있지만, 현대차 생산물량 급증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
(주)한라공조는 17일 파업 이전의 정상가동 체제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파업 해결 조짐이 보이면서, 정상체제 돌입과 함께 벌써부터 늘어날 납품물량을 맞추기 위한 특근까지 준비하고 있다.
(주)진합도 비상체제를 가동했다. 그동안 중단됐던 야근을 다시 시작한 것은 물론 일요일 특근계획까지 이미 마쳤다. 파업이 없었다면 올해 세운 목표대로 순항할 수 있었지만 파업 때문에 인건비 상승 등 고정비 손실액은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측에서 요구하는 시한까지 납품물량을 맞출 수밖에 없는 협력업체로서는 주·야간작업은 물론 일요일 등 휴일에도 특근을 해야 하는 등 강행군이 불가피하고, 그로 인한 인건비 상승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공장 가동률이 최대 30%까지 떨어졌던 협력업체들에게 정상가동 자체는 다행스럽지만, 매년 반복되는 파업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손실액은 고스란히 떠 안아야할 몫이라는 현실에 협력업체들의 불만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1차 협력업체 관계자는 “우리나라 자동차의 국제가격 경쟁력이 점점 떨어지고 있는데, 파업이 매년 반복돼 협력사는 물론 국가경제에도 적잖은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2차 협력업체 모 대표는 “1차 협력사에 비해 인력이 부족해 납품물량을 제때 맞추기란 상당히 어렵다”며 “매년 대기업들 때문에 영세업체들만 엄청난 피해를 보는 현실이 억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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