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사업 엉망… 올 목표 달성 빨간불”
현대자동차 파업사태로 대전·충남 협력업체에 한파(寒波)가 몰아치고 있다.
1차 협력업체들의 공장 가동률이 30%까지 감소되면서 비상체제에 들어갔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1차는 물론 2, 3차 협력사들은 최악의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주)한라공조는 16일 현재 하루 4시간씩 생산라인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가동률이 무려 50%나 떨어진 것이다. 직원들은 4시간만 조업하고 나머지 시간은 교육 등 자체 프로그램으로 대체하고 있는 실정이다.
허충령 경영혁신팀장은 “8시간중 4시간만 조업하고 있어 피해도 그만큼 늘어나고 있다”며 “파업이 장기화되면 재고가 쌓여 올해 목표치에 못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주요 부품을 생산하는 (주)진합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진합의 공장 가동률은 30% 정도 떨어졌다. 월 매출이 100억원대인 점을 감안, 무려 30억여원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파업이 1주일이상 계속돼 가동률이 50%에도 못 미칠 경우 매출의 50∼60%를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입장에서 환율 만큼이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박용해 영업이사는 “연초부터 사업계획을 망치는 분위기”라며 “하루빨리 파업이 해결돼야 협력업체들이 살고, 지역경제는 물론 국가경제가 살아난다”고 말했다.
자동차 시트를 제조하는 서산의 (주)대원산업도 가동률이 30%로 떨어져 주·야간 조업을 번갈아서 하고 있다. 이은규 관리소장은 “잔업은 커녕 정상조업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파업은 대기업을 바라보고 있는 중소기업들에게 너무한 것 처사”라고 꼬집었다.
자동차 본네트를 생산하는 당진의 (주)대우공업 역시 엔진 생산이 중단되면서 생산대수가 줄어 정상조업이 불가능한 상태고, 대기업인 (주)한국타이어의 경우 눈에 띄는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장기화될 경우 늘어나는 재고 비용을 우려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1차 협력업체의 어려움은 고스란히 2, 3차 업체들에게 전가된다는 것이다.
한라공조와 진합의 협력업체는 각각 50여개이고, 대원산업 30여개, 대우공업 20여개 등 현대자동차 1차 협력사 4곳의 협력업체만 150곳을 넘는다.
전국적으로 1차 협력사는 모두 416개(2006년말 기준)로, 2, 3차 협력업체 수까지 합하면 현대차 파업으로 피해를 보는 기업은 수천여곳에 달한다.
한라공조에 설비자재를 납품하는 천안의 모 기업 관계자는 “1차 협력사의 가동률이 30%정도 떨어지면 우리는 그 두배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미 손실로 접어든 상황이고, 10여일만 파업이 지속되면 회복하기가 불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