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숲에서 푸른빛의 신비한 돌을 줍게 된 에라곤. 이 돌을 깨고 드래곤 사피라가 태어난다. 사피라를 키우면서 자신이 드래곤 라이더의 운명을 지녔음을 알게 된 에라곤은 전설 속의 마지막 드래곤 라이더 브롬과 함께 사악한 독재자 갈버토릭스를 물리치기 위한 험난한 여정을 시작한다.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의 장점을 모았다고 해서 미덕까지 따라오는 건 아니다. 전투신은 ‘반지의 제왕’에 비해 헐렁하고, 마술 대결의 긴장감은 ‘해리포터’에 훨씬 못 미친다. 흑마법사 더르자는 에라곤을 보고 “기대와 달리 싱겁다”고 비웃지만 사실 관객들이 보기엔 영화가 그렇다.
‘에라곤’은 크리스토퍼 파올리니의 ‘유산 3부작’ 중 첫 번째 소설이 원작. 파올리니가 18살 때 완성한(파올리니는 올해 23살이 된다) 소설이니 10대 취향으로 가득하다. 장대한 스케일과 묵직한 이야기를 기대한 관객들에겐 가볍고, 청소년판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지닌 셈이다.
골룸만큼 연기력은 뛰어나지 않지만 기분파에 유머감각도 있는 드래곤 사피라와 공들인 티가 나는 비주얼이 그나마 위안을 준다. 12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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